예상보다 1달 빠르게 재유행…방역당국 "지금 7차 유행 맞다"

변선진 2022. 11. 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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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변선진 기자] 방역당국이 현재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7차 유행'이라고 공식 규정했다. 직전의 6차 유행은 오미크론 세부 변이 BA.5형이 우세종이 돼 하루 최대 18만명의 확진자를 발생시켰는데, 6월이 첫 시작이었다. 11월 초가 7차 유행의 초입일 가능성이 높으며, 유행 정점은 코로나 변이의 유입 상황에 따라 12월 혹은 이후에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산세 볼 때 지금을 ‘7차 유행’ 시기로 봐도 되느냐는 질의에 “(현재까지) 차수로 말하기에 혼란을 줄 수 있어 가능한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7차 유행이라고 불러도 괜찮은 상황”이라며 “현재 유행이 맞다는 데 대한 이견은 없다”고 밝혔다. 이상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2차장(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코로나 유행 규모가 4주째 증가세를 보이고 감염재생산지수도 3주 연속 1을 상회하면서 겨울철 재유행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라고 했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을 의미하는데, 지수가 1.09→1.13→1.21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10월 말부터 7차 유행…당국은 이날 처음으로 '선언'

당국이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를 두고 ‘7차 유행’이라고 공식화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10월 말부터 11월 초에 7차 유행이 시작됐다고 봤지만, 방역당국은 그간 “현재는 유행 추세가 증가세로 전환한 시기(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2일 브리핑)”라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백신 접종과 코로나 감염으로 생긴 면역이 감소하고 대면행사가 많아지면서 확산세가 예상보다 가팔라졌다는 게 당국 판단이다. 이에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이 10월17일 브리핑에서 처음 전망했던 ‘12월 초’보다는 1달가량 빠르게 유행이 시작됐다. 정 위원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BA.5가 우세종이지만 BQ.1, BQ.1.1 등 변이들이 조금씩 움직이는 걸 봐서 12월이 되면 새로운 변이가 우세종이 될지 판가름날 거라고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9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만2472명으로 9월15일(7만1444명) 이후 55일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11월 1주(10월30일~11월5일) 주간 신규 확진자(29만7335명)는 전주 대비 27.5% 증가했다.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 수는 336명,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27.8%로 상승세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10월 2주 15.8%에서 10월 3주 18.1%, 10월 4주 23.5%, 11월 1주 25.7%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전날 코로나19 사망자는 직전일(30명)보다 29명 늘며 9월25일(73명) 이후 45일 만에 가장 많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이르면 12월께 하루 최대 20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통상 10월 말부터는 쌀쌀해진 날씨로 실내활동이 증가하고 3밀 환경이 조성돼 재유행의 불씨가 남아있는 시기”라며 “실외 마스크 전면 해제, 입국 전후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 해제로 방역이 느슨해진 와중에 백신 접종률까지 낮으니 7차 유행의 이른 시작은 예측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유럽에서 면역 회피성이 있는 BQ.1.1, BF.7가 영역을 확장하면서, 국내에선 9월부터 10월 말 사이 재유행의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입국 전후 PCR 검사 의무 해제 그대로…정부 "방역·의료 역량 '충분'"

정부는 7차 유행의 규모를 여름 유행과 비슷하거나 작은 수준으로 전망하고 큰 틀의 방역 정책은 그대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방역·의료 역량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하루 최대 85만명이 PCR 검사를 받을 수 있고 전담병상 6000여곳을 갖췄는 데다 중증화를 막을 먹는 치료제도 200만명 이상분이 확보될 정도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예전 같은 거리두기와 입국 전후 PCR 검사는 하지 않되,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과 치료제 처방을 높이고 감염취약시설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재유행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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