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서 선전한 민주, 트럼프 덕봤다… 그가 뜨자 與지지층 결집

전웅빈 2022. 11. 10.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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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상원과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며 의회 권력을 분점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선거 캠페인 전면에 등장하면서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존 페터먼 민주당 후보는 선거기간 줄곧 우위를 차지했지만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메메트 오즈 공화당 후보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허셸 워커 조지아주 공화당 후보도 이달 들어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라파엘 워녹 민주당 현 상원의원을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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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분석
트럼프 ‘대선 사기’ 주장 역풍 불러
초접전 조지아주 내달 6일 재대결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상원과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며 의회 권력을 분점할 가능성이 커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와 공화당 모두 민심의 심판을 받은 셈이다. 다만 유권자 대다수가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최대 관심 사안을 ‘인플레이션’으로 여긴 상황이어서 민주당이 예상 밖 선전을 했다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선거 캠페인 전면에 등장하면서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발(發) ‘2020년 대선 사기’ 주장이 반복되면서 ‘민주주의의 위기’ 담론을 앞세운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전략이 더 위력을 발휘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지와 총기규제 완화 정책이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선거의 하이라이트는 초접전 지역으로 분류된 펜실베이니아주와 조지아주에서의 연방 상원 대결이었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존 페터먼 민주당 후보는 선거기간 줄곧 우위를 차지했지만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메메트 오즈 공화당 후보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허셸 워커 조지아주 공화당 후보도 이달 들어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라파엘 워녹 민주당 현 상원의원을 앞섰다.

8일(현지시간) 막상 뚜껑을 열자 상황은 전혀 달랐다. 페터먼 후보와 오즈 후보, 워녹 의원과 워커 후보는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수차례 선두를 바꾸는 피 말리는 접전을 벌였다. 페터먼 후보의 승리는 민주당의 상원 수성 가능성의 발판이 됐다. 조지아주는 승패를 가르지 못해 다음 달 6일 재대결이 펼쳐진다. 이곳에선 50%를 넘는 후보가 없으면 결선 투표를 치르게 돼 있다.

판도를 바꾼 건 ‘트럼프 역효과’로 여겨진다. 선거 막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요 격전지를 돌며 유세에 나섰는데, 이때마다 ‘대선 사기’ 주장을 반복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남편에 대한 둔기 공격으로 극단적 폭력정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도 그는 오히려 펠로시 의장을 조롱했다.

대선 사기를 옹호하는 트럼프 지지 세력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정치인들이 대거 공화당 후보로 낙점된 것 역시 결정적 패인으로 꼽힌다. 트럼프는 당내 경선에서 190명의 공화당 상·하원 및 주지사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이들 중 181명이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민주당은 이들 후보가 본선 경쟁력이 낮을 것으로 보고 공화당 경선 때 이들 승리를 지원하는 전략까지 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후보자의 (낮은) 자질이 공화당에 큰 문제를 안겼다”고 분석했다.

낙태권 폐지 문제 등에 민감한 여성과 젊은층 유색인종이 막판 결집한 것도 도움이 됐다. 에디슨 리서치가 CNN, ABC, NBC 등 방송사와 공동으로 벌인 출구조사에서 유권자들은 선거 의제 중 낙태권 문제(27%)를 인플레이션(32%) 다음으로 꼽았다. 사전투표 인원이 45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를 기록한 점도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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