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짜짜 박박 나나

서정민 2022. 11. 10.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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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진짜 진짜 좋아해~ 너를 너를 좋아해~.” 가수 혜은이(사진)가 1977년 발표한 노래 제목이자 가사 중 일부다. 제주가 고향인 혜은이는 1975년 ‘당신은 모르실 거야’로 데뷔했다. 이후 ‘당신만을 사랑해’ ‘감수광’ ‘제3한강교’ ‘새벽비’ 등의 노래로 꾸준히 사랑받았다. 올해 나이 67세. 하지만 이 노래를 불렀던 당시의 낭랑했던 목소리만큼은 아직도 귓전에 생생하다.

우리는 대화 중 뭔가를 강조하거나 확인하고 싶을 때면 같은 단어를 두 번 반복한다. “진짜, 진짜!” “정말, 정말?” 이런 식이다. 이런 말투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도 통용되나 보다. 다만, 그들 특유의 신조어법으로 뉘앙스를 색다르게 창조한다는 게 다르다. 가장 흔한 방법은 똑같은 단어를 두 번 발음하되 줄여서 말하기인데, 대표적인 신조어가 ‘짜짜·박박·나나’다.

1975년 데뷔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수 혜은이의 데뷔 초 모습. 사진 인터넷 캡처

‘짜짜’는 진짜 진짜의 줄임말이다. ‘박박’은 대박을 강조하는 말이고, ‘나나’는 ×나를 강조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짜짜 좋아해=진짜 진짜 좋아해” “짜짜 배고파=진짜 진짜 배고파” “박박 억울해=대박 진짜 억울해” “박박 고마워=대박 정말 고마워” “나나 짜증나=열라 ×나게 짜증난다”는 뜻이다. 응용편으로는 “짜짜 어렵다” “짜짜 뭐임?” “나나 어이없다” “와! 박박” 등이 있다. 의미는 강조하고 싶고, 단어 그대로 두 번 쓰자니 재미없고, 나름 귀엽게도 들릴 수 있도록 단어를 조합한 경우다. 따지고 보면 모두 ‘진짜’라는 뜻으로 긍정과 부정의 뉘앙스만 다를 뿐이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짜짜·박박·나나’ 피곤한 신조어 세상이다.

서정민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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