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근 김용·정진상·유동규, 김만배에 700억 약속받아”

박현준, 하준호 2022. 11. 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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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며 정진상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김용(56) 민주연구원 부원장 공소장에 ‘대장동 수익 중 700억원을 김 부원장, 정진상(54)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유동규(53)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측근들이 받기로 했다’고 적시했다. 김만배(57·화천대유)씨가 최근 검찰에 “나와 가족 명의 화천대유·천화동인 1~3호 지분의 절반(24.6%)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 몫이었고, 그에 따른 배당금 700억원 중 세금·공통비를 제외한 428억원을 주기로 약속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앞서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라는 김만배씨 발언과 관련한 실소유주 논란에서 700억원을 유동규 전 본부장 몫으로 보고 그를 뇌물약속 혐의로 기소했다. 유 전 본부장 외에 김용 부원장, 정진상 실장의 숨겨진 지분이 있다는 취지다. 검찰은 김 부원장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의 이 대표 공모 여부는 적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장동 개발 특혜와 수익 배분 구조에서는 이 대표를 사실상 최윗선으로 지목한 셈이다. 검찰은 이 과정을 이 대표도 알고 있었는지 등은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전날 김용 부원장을 기소하면서 700억원 관련 내용을 공소장에 포함했다. 또 김용·정진상·유동규 3인방에 대해 “대장동 개발사업 초창기인 2013~2014년부터 호형호제하며 지냈고, 사업 정보를 함께 공유하며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거나 선거 지원을 받았다”고 적시했다. 검찰 관계자는 “세 사람은 대장동 초창기부터 김만배 등 민간 사업자들과 차명 지분 구조 및 수익 배분을 함께 논의하는 등 공모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앞서 유동규 전 본부장 공소장에 “김만배 등 민간사업자들은 지난해 2~4월 유 전 본부장에 지급할 금원에 관하여 당초 약속한 700억원에서 세금, 공통비 등을 공제한 428억 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구체화했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 시점은 김용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이재명 대표 경선 준비를 위해 광주 쪽을 돌고 있다”며 대선자금 20억원을 요구한 뒤 8억4700만원을 전달받기 시작한 시점(2021년 4~8월)과 겹친다.

검찰은 또 2020년 7월 대법원에서 이재명 대표 선거법 위반 사건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뒤 김용 부원장이 이 대표의 경선 준비를 위한 조직 구축 비용을 대장동 일당에게 요구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김만배씨가 핑계를 대며 돈을 건네지 않자, 김 부원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을 통해 남욱(49·천화동인 4호) 변호사에게 경선 자금을 요청했고, 남 변호사는 편의 제공을 조건으로 돈을 전달했다고 한다.

검찰은 유동규 전 본부장에 대해 “2014년 지방선거 관련 (당시 후보였던) 이재명의 선거자금 조달 활동을 했다”라고도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그해 성남시장에 재선하자, 같은 해 6월4일 김용 부원장은 김만배씨를 통해 남욱 변호사를 처음 만났다고 한다. 검찰은 9일 정진상 실장 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냈다. 법조계는 검찰 수사가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과 대장동 사업을 둘러싼 배임 의혹 등으로 뻗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박현준·하준호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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