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년 신비가 깨어났다

남호철 2022. 11. 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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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군 대화면에 체험동굴인 '광천선굴 어드벤처 테마파크'가 지난 1일 개장했다.

매년 7월말부터 8월초까지 개최되는 평창더위축제에만 한시적으로 개방되던 동굴을 상시 방문할 수 있게 됐다.

구아모는 동굴 생물의 먹이이기 때문에 광천선굴이 종의 다양성으로 우수한 동굴이라고 할 수 있다.

광천선굴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데 비해 백룡동굴은 '인디애나존스' 뺨치는 탐험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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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 광천선굴 개장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광천선굴 어드벤처 테마파크’ 내부 유석. 물이 토양을 지나서 땅속으로 들어오면서 토양의 유기물 성분으로 인해 색깔이 다양하다.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에 체험동굴인 ‘광천선굴 어드벤처 테마파크’가 지난 1일 개장했다. 매년 7월말부터 8월초까지 개최되는 평창더위축제에만 한시적으로 개방되던 동굴을 상시 방문할 수 있게 됐다.

광천선굴(廣川仙窟)은 미탄면 백룡동굴과 함께 평창을 대표하는 석회동굴이다. 전체 길이는 850m에 달한다. 이 중 주요 통로인 주굴은 330m이고 가지처럼 뻗어진 지굴은 520m다. 지질연대는 약 4억년 내외이며 국내 동굴에서 중대형에 속한다. 개방된 구간은 200m까지다. 동굴 안의 온도는 항상 14도 정도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

광천선굴은 과거 선인들이 다녀간 곳이라고 해서 ‘선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방문자센터에 가면 역사적 기록으로 남겨진 자료를 볼 수 있다. 동굴은 상층, 중층, 하층으로 돼 있다. 중층에 동굴을 관람할 수 있는 데크가 깔려 있다.

동굴은 물에 의해 만들어졌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종유석,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석순, 두 개가 만난 석주 모두 동굴 생성물이다. 동굴 옆에 홈이 있다. 옛날 이 동굴은 물이 가득 차 있었다. 물이 흐르면서 동굴을 녹이고 수위가 내려가 지금은 물이 흐르는 게 보이지 않는다.

동굴에 떨어지는 물로 인해 다랑이논 같은 지형도 형성돼 있다. 이곳에 아시아동굴옆새우가 살고 있다. 크기는 다 자란 게 0.5㎝ 정도라고 한다. 동굴에 완전 적응한 생물이어서 몸 색깔이 하얗다. 눈이 퇴화돼 있고 대신 다른 감각기관이 발달돼 있다. 동굴 내에서는 먹이가 적기 때문에 동굴옆새우는 신진대사 활동을 약하게 한다. 외부에서 사는 새우보다 수명이 2~3배 길어 30년가량 산다.

논 지형 바로 위는 유석이다. 벽면에 흐르는 물에 의해 만들어졌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물이 토양을 지나서 땅속으로 들어오면서 토양의 유기물 성분으로 인해 색깔이 다양하다. 벽을 타고 샹들리에처럼 흘러내리는 동굴 생성물이 화려하다. 광천선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광천선굴 안에는 박쥐도 많이 살고 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23종 가운데 7종이다. 박쥐 배설물은 동굴 생물의 먹이자원이 돼 생태학적으로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다. 동굴 내에 검정색 부분은 박쥐가 매달려서 검게 변한 것이라고 한다.

박쥐 배설물이 쌓여서 만들어진 구아모도 볼 수 있다. 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약 5000년 전부터 쌓이기 시작했다. 구아모는 동굴 생물의 먹이이기 때문에 광천선굴이 종의 다양성으로 우수한 동굴이라고 할 수 있다.

광천선굴은 겨울에 색다른 모습을 보인다. 땅에서 불쑥 솟아난 형태인 역고드름이다. 겨울철 추위가 절정일 때 동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얼어붙어 생성된다.

광천선굴 입장권은 지상 1층 방문자 센터에서 구입한다. 요금은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이다. 국가유공자나 장애인, 평창군민 등은 요금 면제 또는 30% 감면한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매주 월요일은 휴장한다.

백룡동굴.


미탄면 백룡동굴은 ‘C자형’ 모양으로, 총 연장길이가 1875m, 지질학적 나이는 5억년쯤 된다. 지하수가 석회암을 녹여 기이한 형상을 만들고 침식과 붕락작용(천장의 암석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거듭해 공간을 넓힌 전형적인 석회암동굴이다.

광천선굴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데 비해 백룡동굴은 ‘인디애나존스’ 뺨치는 탐험을 해야 한다. 때로는 바닥을 기어야 하고 낮은 포복으로 구멍을 통과한다. 하지만 미지의 지하세계를 찾아가는 듯 흥미진진하다.

평창=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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