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공화, 4년만에 하원 탈환했지만…'레드 웨이브' 없었다

정동훈 2022. 11. 9. 20:5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하원서 과반 218석에 1석 더한 '신승' 전망
상원은 접전속 민주 우세 전망…의회 권력 균형 유지
미국 매사추세츠 주지사에 당선된 마우라 힐리 주법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 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선거의 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후보가 주지사에 당선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8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예상 밖 선전을 보이며 공화당이 상·하원 의회를 모두 장악하는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간선거가 통상 '집권당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여당에 불리한 구조 속에 치러졌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정권심판론을 주장한 공화당으로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라는 지적이다.

◆공화, 4년만에 다시 찾은 '하원 과반'=미 NBC 방송은 치러진 연방하원선거에서 전체 435석 가운데 공화당이 219석을, 민주당이 216석을 각각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이 하원을 탈환하면 2018년 이후 4년 만에 하원 다수당이 된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개표가 한창 진행 중인 9일 새벽 연설을 통해 "공화당이 하원을 다시 찾아왔다"며 하원 선거 승리를 선언했다.

현지 언론들도 개표 상황을 토대로 지금까지 공화당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다. CNN은 공화당 195석, 민주당 174석, ABC는 공화당 207석, 민주당 188석,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 191석, 민주당 162석을 확보한 것으로 예측했다. 하원 선거에서는 218석을 확보하면 다수당이 된다.

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당선 파티에서 플로리다주 10번 선거구 연방하원 의원에 당선된 맥스웰 프로스트 후보(민주당)가 지지자들과 춤추고 있다. 총기규제와 기후변화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프로스트 당선인은 25세로, 미국의 첫 Z세대 연방하원 의원이 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미국 현지 언론들의 예상에 따르면 공화당이 하원에서 민주당을 크게 앞서며 다수당을 탈환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불과 한 석 차이의 '신승'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공화당이 하원 다수를 차지하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은 높아졌다.

◆상원은 접전 속 민주당 우세…'의회 균형' 원했다=상원의 경우 NBC는 지금까지 개표 결과 민주당과 공화당이 48석과 47석을 확보한 것으로 예측했다. CNN은 각각 48석, ABC 방송은 민주당 48석, 공화당은 47석을 확보한 것으로 전했다. WP는 민주당이 48석, 공화당이 47석을 얻어 민주당이 앞서는 것으로 예측했다.

상원 의원 선거의 경우 박빙의 승부를 펼친 펜실베이니아에서 민주당 존 페터만 후보가 공화당 메메트 오즈 후보를 제치고 신승을 거둬 민주당에 1석을 추가했다. 펜실베이니아는 당초 공화당 소속이었던 상원 의원의 후임자를 뽑는 선거였다. 조지아주는 97.5% 집계가 완료된 가운데 민주당 라파엘 워녹 후보가 49.3%, 공화당 허셸 워커 후보가 48.6%를 획득해 내달 결선투표가 확실시된다. 조지아주는 주법에 따라 과반득표를 못한 경우 결선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상원은 전체 100석 중 51석을 확보해야 다수당이 되며, 50석씩 동률일 경우 당연직 상원의장인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민주당이 사실상 다수당을 유지하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가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투표소에서 중간선거 투표를 마친 뒤 떠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상원은 여전히 박빙 승부를 이어가고 있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이 양분하고 있는 현재 구도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며 결과적으로 상하원에서 양당의 권력이 힘의 균형을 맞출 것으로 예측됐다.

WP는 이와 관련해 "공화당이 제한된 의석만 확보하며 의회에서 양당이 균형을 맞추게 됐다"고 전망했다. AP통신도 "민주당이 인플레이션 등 각종 악재에도 상대적으로 선전하며 선거 결과에서 균형점을 찾았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즈는 "공화당이 기대했던 '레드 웨이브' 조짐은 없다"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선거 참여가 선거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히려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정권 심판론이 높아지면서 숨죽여야 했던 '샤이 바이든' 지지층이 대거 투표장으로 몰려나온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대선이 사기"라는 트럼프의 주장을 지지한 225명 이상의 상·하원, 주지사, 주 국무장관 등의 후보가 중간선거에 출마했으나 돈 볼덕 뉴햄프셔 상원의원 후보 등 적지 않은 이들이 패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는 확실히 '레드 웨이브'는 아니었다"고 평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