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삶에 탈출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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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건 극적 탈출' '순탄치 않은 자본주의 적응'. 대다수 탈북민이 이런 수식어로 우리 사회에 소개된다.
이념·정치적 수사로 이들의 삶을 다 설명할 수 있을까.
국경을 넘어 중국 서기골에 흘러 들어간 탈북민의 고된 삶을 유쾌하게 풀어낸 이야기 등 10편의 단편소설이 담겼다.
'평범하지만 특별하게 살랍니다'(박영사)는 탈북민 개개인의 개성이 도드라지는 내용 덕에 '특별하지만 평범한 나의 삶' 테마에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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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건 극적 탈출’ ‘순탄치 않은 자본주의 적응’…. 대다수 탈북민이 이런 수식어로 우리 사회에 소개된다. 이념·정치적 수사로 이들의 삶을 다 설명할 수 있을까. 한반도평화연구원(KPI·이사장 김지철 목사)이 북한 출신 작가들의 다채로운 일상을 반영한 책 30권을 소개했다.
KPI는 최근 이메일 소식지로 ‘북에서 온 작가들의 책’이란 주제의 추천도서 목록을 발표했다. 추천도서는 내용에 따라 ‘사랑과 가족’ ‘북한, 그곳은’ ‘닮았지만 다른 남과 북’ ‘특별하지만 평범한 나의 삶’ ‘지금 북한은’ 등 6개 테마로 분류됐다. 목록 대부분은 북한 관련 전문서적이 아닌 일반인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수기나 소설이다.
KPI가 ‘사랑과 가족’ 테마로 분류한 소설 ‘서기골 로반’(글도)은 ‘조선중앙작가동맹’ 소속 작가로 활동하다 탈북한 김정애, 이지명이 공동 집필했다. 제목의 ‘로반’은 중국어로 사장이라는 의미. 국경을 넘어 중국 서기골에 흘러 들어간 탈북민의 고된 삶을 유쾌하게 풀어낸 이야기 등 10편의 단편소설이 담겼다. KPI는 “뉴스의 숫자로 가늠하기 힘든 북한 주민의 고통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책”이라고 평했다.
‘북한, 그곳은’으로 분류된 ‘원산에서 철원까지’(예옥)는 북한 출신 작가 6명이 원산부터 철원까지 이어진 경원선을 주제로 쓴 소설이다. ‘철도는 나라의 동맥’이라고 선전하는 북한에서 노후화된 철도를 타고 생계를 잇는 주민들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됐다.
‘닮았지만 다른 남과 북’ 테마로 선정된 ‘한국이 낯설어질 때 서점에 갑니다’(어크로스)의 저자는 아버지를 따라 북송선을 탔다가 남한으로 온 재일조선인이다. KPI는 “전태일 노동투쟁, 광주민주화운동, 세월호 참사 등 우리 사회의 대형 사건을 경계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한다.
‘평범하지만 특별하게 살랍니다’(박영사)는 탈북민 개개인의 개성이 도드라지는 내용 덕에 ‘특별하지만 평범한 나의 삶’ 테마에 분류됐다. 책은 ‘프로젝트 지음’의 팟캐스트 ‘사이좋게 부칸친구와 함께하는 작은 밥상’에 등장한 이야기를 갈무리한 것이다. KPI는 “북한에서 왔기에 특별한 것이 아니다. (탈북민은) 우리 모두처럼 그저 평범하지만 특별하게 살고자 하는 이들일 뿐”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지금 북한은’ 테마에 꼽힌 ‘메이드 인 코리아 북한을 휩쓸다’(북스힐)는 독특하게도 북한 하위계층의 의식주와 민간 경제 분석에 집중했다. 저자들은 북한 출신으로 남한에서 북한학과 경제학 등을 전공한 여성학자다. 남북한 공산품 80종을 비교해 양국의 생산설비와 제품 성능, 소비자 성향 등을 분석했다.
이창현 KPI 사무국장은 “전형적인 탈북 이야기뿐 아니라 정치적 색채가 옅은 북한 작가의 글도 세상에 알리고자 연구소 인턴들과 3개월여에 걸쳐 이번 목록을 만들었다”며 “향후 추천도서 목록 저자들을 초대해 북토크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7년 한국교회 후원으로 설립된 KPI는 기독교 정신에 기초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가 전략을 연구하는 비영리단체다. 국제정치 경제 법 의료 신학 등 각 분야 기독전문가 100여명이 소속돼 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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