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개 파양 논란에…文 “6개월 무상양육 오히려 고마워해야”

김효성 2022. 11. 9. 18: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8월 30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당시 북측에서 선물로 보내 온 풍산개 ‘곰이’가 출산한 자견들을 만져주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전 대통령이 9일 ‘풍산개 파양’ 논란에 대해 “대통령기록물인 풍산개를 현 정부 책임으로 적절한 관리 방법을 강구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받은 풍산개 두 마리를 전날 정부에 반환한 자신의 결정이 옳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애견인이나 국민 시각과 동떨어진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현 정부는 지난 6월 (대통령기록물을 제3자에게 관리위탁할 수 있는)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지만 개정이 무산됐다”며 “대통령기록물인 풍산개 세 마리를 전임 대통령이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이 대통령기록물법에 위반된다는 논란의 소지가 생겼다”고 적었다.

이어 “지금의 감사원이라면 언젠가 대통령기록관을 감사하겠다고 나설지도 모른다”며 “해결책은 간명하다. 관리위탁을 하지 않고 풍산개들을 원위치시켜 현 정부의 책임으로 적절한 관리방법을 강구하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법 논란이 생길 수 있으니 풍산개를 정부에 반환했다는 논리로, 전 정부에 대한 감사를 강화해온 감사원에 대한 비판도 곁들였다.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관저 앞 마당에서 풍산개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석 달 전 '마루'와 '곰이' 사이에서 태어난 풍산개 새끼 7마리가 모두 튼튼하게 자랐다″고 적었다. 뉴스1


문 전 대통령은 이어 “사룟값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까지 양육에 소요된 인건비와 치료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퇴임 대통령이 부담해온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며 “풍산개들을 양산으로 데려오는 비용과 대통령기록관이 지정한 장소까지 데려다주는 비용까지 모두 부담했다. 지난 6개월간 대통령기록물인 반려동물들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것에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월 250만원 수준의 사육·관리비가 합의대로 지급되지 않아 풍산개를 정부에 반환했다는 여당의 주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셈이다.

이어 “그만들 합시다. 내게 입양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현 정부가 책임지고 반려동물답게 잘 양육관리하면 될 일”이라고 적었다.

2021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이 풍산개 '곰이'와 원래 데리고 있던 풍산개 '마루' 사이에서 새끼 7마리를 낳았다고 SNS에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4주 되었으며, 7마리나 되니 이름 짓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사진 청와대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시행령 개정에 미온적이었다는 문 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법제처는 “문 전 대통령에게 관리 비용을 지원하는 것을 반대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법제처는 이날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법제처는 풍산개 관련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법률상 위임 규정 등 법 체계상 문제, 대안 등을 협의했고 소관 부처가 추가 검토 중이었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을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제의 핵심은 문 전 대통령이 월 250만원의 양육비를 지원받지 못해 반려견을 사실상 파양한 것”이라며 “애견인은 물론 국민들도 문 전 대통령 주장에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