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감독의 영웅본색, 승부사의 가을은 찬란했다 [가을의 영웅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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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표현으로는 한참 부족했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가을야구 무대에서 보여준 '영웅본색'은 우승 트로피만큼 값지고 반짝반짝 빛났다.
홍 감독은 6차전 종료 후 "끝까지 정정당당하게 승부해 준 우리 선수들에게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부족할 것 같다"며 "준플레이오프부터 지금까지 포스트시즌에서만 8승을 했다. (키움이) 진정한 승자라고 선수들을 치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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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표현으로는 한참 부족했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가을야구 무대에서 보여준 '영웅본색'은 우승 트로피만큼 값지고 반짝반짝 빛났다.
키움은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SSG 랜더스와 맞붙은 6차전에서 3-4로 졌다.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무릎을 꿇으며 아쉽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홍 감독은 6차전 종료 후 "끝까지 정정당당하게 승부해 준 우리 선수들에게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부족할 것 같다"며 "준플레이오프부터 지금까지 포스트시즌에서만 8승을 했다. (키움이) 진정한 승자라고 선수들을 치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키움은 2022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다. 팀의 상징이었던 '국민거포' 박병호가 지난겨울 KT 위즈로 FA(자유계약) 이적하고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조상우까지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하면서 전력 출혈이 컸다. 거물급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영입했지만 키움의 전력은 냉정히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기에는 부족함이 많아 보였다.
하지만 홍 감독의 지휘 아래 '원팀'으로 똘똘 뭉친 영웅군단은 단단했다. 개막 첫 한 달 동안 14승 11패로 선전한 뒤 전반기를 SSG에 4.5경기 차 뒤진 2위로 마치는 기염을 토했다. 뎁스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후반기 힘겨운 순위 다툼을 이어가기도 했지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홍 감독은 가을야구에서 승부사 기질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디펜딩 챔피언' KT를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3승 2패로 제압하고 2019년 이후 3년 만에 키움을 플레이오프 무대로 이끌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음에도 적재적소에 승부수를 던지는 과감한 판단이 돋보였다.
LG 트윈스와 격돌한 플레이오프에서도 홍 감독이 이끄는 키움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1차전을 야수들의 수비 실책 속에 내줬지만 2차전부터 반전 드라마를 썼다. 구단 역대급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LG를 3승 1패로 무너뜨렸다.
한국시리즈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3차전 7회말 임지열 대타 기용, 마무리 김재웅의 조기 투입 등 홍 감독이 야심 차게 꺼내든 히든 카드는 모두 적중했다. 좌고우면하지 않는 결단력과 빠른 상황 판단으로 언더독 신화를 만들었다.
압도적인 전력 차와 극심한 체력 소모 후 돌입한 한국시리즈에서도 리그 최고 연봉을 자랑하는 정규리그 1위팀 SSG와 매 경기 접전을 펼쳤다. 1차전 에이스 안우진이 손가락 물집 출혈로 조기강판 된 뒤 2차전 선발등판이 유력했던 에릭 요키시를 투입하는 승부수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4-5로 뒤진 9회초 1사 2루에서 대타 전병우의 역전 2점 홈런은 키움팬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을 안겨줬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5, 6차전을 패하면서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지만 키움의 투혼과 홍 감독의 지도력은 우승팀 SSG 못지않게 박수받을 자격이 있었다.
이견의 여지 없이 홍 감독과 키움 선수들의 2022년 가을 여정은 한편의 아름다운 명작이었다. 이 '영웅본색'은 KBO리그 출범 40주년을 빛내기에 충분했다.
사진=인천,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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