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181명,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與는 “반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기본소득당 등 범야권 의원들이 9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가 ‘참사의 정쟁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참여를 거부했다.
위성곤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장혜영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30분 국회 의안과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공동 접수했다. 요구서엔 야 3당 소속 의원들과 야권 성향 무소속 의원 5명(김홍걸·민형배·박완주·양정숙·윤미향) 등 모두 181명이 서명했다. 이날 제출된 안은 10일 열리는 본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참여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을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가 착착 진행되고 있는데 지금 국정조사를 하자는 것은 오히려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국정조사의 대상을 ‘용산 이태원 참사의 원인과 대규모 인명피해 발생의 직간접적 원인 및 책임소재 규명’으로 정했다. 조사 범위로는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서울시, 용산구, 경찰청, 소방청’ 등 정부 기관을 총망라했다. 이들은 국정조사 요구서에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른 경호 경비 인력의 과다 소요, 참사 당일 마약범죄 단속계획에 따른 질서유지 업무 소홀 등이 작용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라고도 적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태원 참사의 사고 원인을 (야당이) 왜 이렇게 제안했는지에 대해서는 국민들께서 잘 판단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이 슬픔을 정치에 활용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여당이 반대하더라도, 국정조사를 밀어붙이겠다는 계획이다.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는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이미 국정조사 요구서에 181명이 서명한 상태에서, 본회의 의결은 어렵지 않다는 게 민주당의 계산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조사가 가장 빨리 진상에 접근하고 사태의 근본적 원인을 설명할 기회”라며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다시 촛불을 들고 해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여당도 당장은 대통령 눈치를 보고 있지만, 마지막까지 민심을 외면하지 못할 것”이라며 “국정조사 계획서 안을 만드는 등 (국정조사에) 본격 착수하는 과정까지 계속 여당에 참여를 촉구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다만 끝까지 여당이 거부하고 국정조사 참여를 거부할 경우, 국정조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국회 관계자는 “여야 합의가 없을 경우 특위 구성부터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데다, 정부 측에서 수사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자료제출을 거부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감사완박(감사권 완전 박탈)’이라 불리는 감사원법 개정안과 기초연금법·스토킹방지법·국가폭력 시효배제 특별법 등도 논의했다. 감사원법엔 감사 범위와 결과 공표를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민주당은 10일 국회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열고 이들 법안의 당론 채택 여부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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