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믿고 가야지" 14억원 통 큰 선물 홍원기 감독

배중현 2022. 11. 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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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3년, 총액 14억원 재계약 발표
구단 역대 감독 최고 대우 동률
"어려운 상황 성적으로 보답"
구설 차단, 안정적 조건 만들어
"더 높은 곳 향해 다시 도전"
2022 KBO 포스트시즌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6차전이 8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6회초 1사 이정후가 솔로홈런을 치고 홈인해 홍원기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믿고 가야지, 무슨 옵션이 필요합니까." 한국시리즈(KS) 준우승의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홍원기(49)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통 큰 선물을 받았다.

키움은 '홍원기 감독과 3년 재계약했다'고 9일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3년 총액 14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이다. 총액 기준 2014년 11월 염경엽 감독이 세운 구단 역대 감독 최고 대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시 염 감독의 조건도 계약 기간 3년, 총액 14억원이었는데 계약금(3억5000만원)과 연봉(3억5000만원)이 달랐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다른 팀과 비교하면 금액이 낮을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최고 대우(동률)를 해주는 게 맞는데 창피하다"고 몸을 낮췄다.

재계약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지난해 1월 사령탑에 오른 홍원기 감독은 갖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팀을 정규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PS)에 올려놓았다. 올 시즌에는 정규시즌 3위로 PS에 오른 뒤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KT 위즈, 플레이오프(PO)에선 LG 트윈스를 꺾고 구단 역대 세 번째 KS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SSG 랜더스 벽에 부딪혀 KS 우승 꿈을 실현하지 못했지만,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들었다. 말 그대로 '언더독의 반란'이었다. 고형욱 단장은 "지난 2년 동안 너무 잘해줬다. 어려운 상황에서 성적으로 보답했다. 그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키움은 2021년 7월 주전 2루수 서건창을 LG로 트레이드됐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는 마무리 투수 조상우가 군 복무에 들어갔고, 간판타자 박병호(KT)마저 FA(자유계약선수)로 팀을 떠났다. 지난 4월에는 포수 박동원(KIA 타이거즈)까지 트레이드했다. 모기업이 없는 구단 특성상 선수 유출이 지속했다. 홍원기 감독은 이정후 중심으로 팀을 재편한 뒤 성적과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가 1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를 펼쳤다. 키움이 연장 10회 승부 끝에 7-6으로 승리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이 팬들에게 인사하고있다. 인천=정시종 기자

고형욱 단장은 재계약과 관련해 "갑자기 내린 결정이겠나. 위에서 (재계약을) 생각하고 계셨는데 시즌 중 하기가 좀 애매해서 내년 준비 잘하라고 바로 (KS 일정을 마친 뒤) 발표해준 거 같다. 구단 내 이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KS가 끝난 8일 홍원기 감독과 재계약 관련 교감을 나눈 뒤 이튿날 발표까지 마쳤다. 2019년 장정석 감독이 KS를 패한 뒤 재계약에 실패한 전례가 있어 홍 감독 거취에 더욱 관심이 쏠렸던 상황. 재계약 관련 구설을 사전에 차단하면서 힘을 실어주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키움은 계약 조건에 성적 옵션을 넣지 않았다. 옵션을 포함하면 연봉 총액이 올라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성적 옵션만 3억원,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경우 옵션(연 5000만원)을 제외하면 계약 총액이 12억원에서 10억5000만원으로 줄어든다. 구단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키움은 최대한 안정적인 조건을 만들었다. 그만큼 계약에 신경을 썼다. 고형욱 단장은 "옵션이라면 성적에 대한 옵션일 텐데 (감독을) 믿으려면 확실히 믿어야지, 무슨 옵션이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재계약을 마친 홍원기 감독은 내년 구상에 들어간다. 외국인 선수 재계약부터 팀 내 FA 선수 거취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홍원기 감독은 “재계약을 결정해 주신 구단에 감사하다. 항상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신 팬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멋진 선수들과 내년에 더 높은 곳을 향해 다시 한번 도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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