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성장전략] '꿈의 그린수소' 안정적 확보 먼 길…원자력수소 우선 활용해야
미국, 프랑스, 일본 등 관련 기술 개발 시동
정부가 9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를 개최하고 수소산업 본격 성장을 위한 '새정부 수소경제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외 수소 공급망을 구축해 청정수소 확보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소는 생산 과정 중 탄소 발생 여부에 따라 그레이, 블루, 그린, 핑크 수소 등으로도 나뉜다. 그레이수소는 생산 과정상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수소로 개질수소와 부생수소가 여기에 속한다. 현재 전세계 생산되는 수소 95%가 석유화학 및 제철호 부산물에서 나오고 추가공정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는 그레이 수소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의 탄소를 포집·저장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수소다. 탄소 포집과 저장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이고 탄소 저장 장소를 확보하는 일이 관건이다. 단 블루수소는 기본적으로 화석연료를 의존하는 방식이고 생산 과정 중 탄소배출 문제가 훨씬 심각한 메탄 유출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으로 그린수소의 대안이 될 수 없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 하여 만든 수전해수소다. 현재 기술로는 생산 비용이 높다는 것이 단점이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발전 환경이 좋지 않아 그린수소 생산에 불리한 입지를 갖고 있어 안정적인 그린수소 공급은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핑크수소(원자력 수소)는 그린수소와 동일하지만 원전을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탄소배출 '0'인 그린수소는 결국 가야할 길이지만 여건상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 안정화와 안정적 물량 공급을 위해 핑크수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수소 분야에서는 원자력의 열과 전기를 이용한 고온 수전해가 기대를 받고 있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수소의 이용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원자력을 활용하면 현실적으로 청정수소를 값싸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원자력계는 주장한다.
전기만 생산하는 태양광이나 풍력은 이용률까지 낮아 생산가격이 올라간다. 태양열 발전은 우리나라 실정에 적합하지 않고 생산단가도 높다. 이에 비해 원자력을 이용한 고온 수전해의 생산효율은 저온 수전해에 비해 30% 정도 높다. 더구나 24시간/7일 가동할 수 있기에 이용률까지 높아 생산비도 낮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30년 390만t, 2050년 2790만t 수소가 필요하다. 그린수소 가격은 각각 kg당 3500원, 2500원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달성하려면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 생산 방법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수소의 이용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청정수소를 값싸게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법은 원자력뿐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전기만 생산하는 태양광이나 풍력은 이용률까지 낮아 생산가격이 올라간다. 물론 태양열발전이 있지만 우리나라 실정에 적합하지 않고 생산단가도 높다.
실제로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원전 내 수소생산시설을 설치하고 원전에서 나오는 전기와 열을 바탕으로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2010년대 중반부터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을 중심으로 원자력 기반 수소 생산의 타당성을 연구해왔고, 최근에는 에너지부(DOE)에서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원전 강국 프랑스의 움직임이 주목할 만하다. 2021년 10월 마크롱 대통령은 300억 유로 규모의 '프랑스 2030 투자 계획'을 통해 원자력 수소 생산에 대규모 투자할 것을 발표했다. 일본, 이탈리아, 독일 등 다른 나라들도 관련 기술 개발에 속속 뛰어드는 모양새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이전까지 수소산업 장기 로드맵은 그레이수소(천연가스 개질)→블루수소(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그린수소(신재생에너지)였으나 이제는 원전 기반 핑크수소 활용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원자력 수소를 이용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안정적인 수소 확보가 불가능해 정부가 외친 수소강국은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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