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도 원맨팀...OK 발목 잡는 레오 의존도

안희수 2022. 11. 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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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경기서 4패, 6위 처진 OK금융그룹
외국인 레오 공격 점유율 46.08%
국내 선수 득점력 향상 필요해
사진=KOVO

OK금융그룹이 개막 후 5경기에서 4패(1승)를 당하며 6위로 처졌다. 지난 시즌처럼 올 시즌에도 외국인 선수 레오(33) 컨디션에 따라 경기력이 좌우되고 있다.

OK금융그룹은 지난 8일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5차전에서 대한항공에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했다. 3세트까지 20득점을 기록하며 분전하던 주포 레오의 경기력이 4세트 중반 갑자기 흔들렸다. 15-15에서 시도한 오픈 공격은 대한항공 미들 블로커(MB) 김규민에게 블로킹 당했고, 17-19에선 서브 범실을 범했다. 레오는 4세트 네 차례 오픈 공격을 시도했지만 1점도 올리지 못했다.

OK금융그룹 세터 곽명우는 4세트 초반 아포짓 스파이커(OP) 조재성에게 공격 기회를 많이 줬다. 세트 중반부터는 레오를 더 많이 활용했다. 상대 블로커들도 이를 예측하고, 2~3명씩 레오가 있는 오른쪽으로 몰렸다. 레오는 20점 이후 백어택 공격 2개를 성공시켰지만, OK금융그룹은 아웃사이드 히터(OH) 차지환이 공격 범실, 조재성이 서브 범실을 하며 추격에 실패했다.

OK금융그룹은 팀 리시브 효율과 디그 모두 하위권이다. 부족한 수비력을 공격력으로 만회해야 하는데, 레오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첫 3경기(한국전력-우리카드-KB손해보험)에선 두 자릿수 득점을 해낸 국내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시즌 첫 승을 거둔 4일 삼성화재전부터 조재성과 차지환의 공격력이 조금 살아났지만, 제공권 싸움은 여전히 약하다.

지난 시즌(2021~22)을 앞두고 OK금융그룹은 판도를 뒤흔들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다. 석진욱 감독 체제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며 팀워크가 끈끈해졌고, 국내 선수 차지환과 박원빈의 기량도 좋아졌다. 무엇보다 삼성화재 소속으로 3시즌(2012~15년) 연속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를 차지한 레오가 가세하며 공격력이 향상됐다.

그러나 OK금융그룹 정규리그에서 5위(17승 19패)에 그쳤다. 1라운드에만 4승을 거두는 등 3라운드까지 3위를 지켰지만, 레오가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4라운드와 체력 저하로 고전한 6라운드는 각각 5패(1패)씩 당했다. 레오가 없거나 부진하면 이기지 못했다. 국내 선수 전력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차지환은 3라운드까지 경기력 기복이 컸고, 조재성은 서브할 때만 위력이 있었다. 레오의 공격력에 의존한 OK금융그룹의 공격은 이내 바닥을 드러냈다.

2018~19시즌 정규리그에서 최하위에 그친 한국전력은 정규리그 MVP만 두 번 차지한 바 있는 가빈을 영입해 2019~20시즌 반등을 노렸다. 그러나 에이스였던 서재덕마저 입대하며 약해진 국내 선수 전력 탓에 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더 높은 위치를 노린 OK금융그룹도 원맨팀의 한계만 확인했다. 올 시즌도 같은 문제가 이어졌다.

이런 상황이라면 세터가 의식적으로 국내 공격수들에게 더 많은 공을 보낼 필요도 있다. 5경기에서 46.08%를 기록한 레오의 공격 점유율을 낮추는 게 숙제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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