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세안·G20 순방…한미일 회담 추진, 시진핑 첫 대면 나선다

현일훈 2022. 11. 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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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1일~16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과 인도네시아 발리를 차례로 방문한다. 이를 계기로 윤 대통령은 한·미 및 한·미·일 정상회담을 추진한다. 또 취임 후 처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대면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한 4박 6일 동남아 순방 일정을 공개했다. 김 실장은 먼저 “윤 대통령은 11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 도착한 후 곧바로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우리의 새로운 대(對)아세안 정책, 즉 한-아세안 연대구상에 관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세안에 특화한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재난안전관리체계 점검 및 제도 개선책 논의를 위해 열린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이어 12일에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아세안+3은 아세안 국가들과 한·중·일이 함께 하는 역내 기능적 협력체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한 공동대응을 계기로 출범했다. 3국 정상회의는 코로나로 인해 2년 10개월만에 재개된다.
한국은 현재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일본에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총리가 중국에선 리커창(李克强)총리가 참석한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은 아세안과 한·중·일 간 실질 협력방안에 관해 우리의 구상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3일에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다. 김 실장은 “동아시아정상회의는 정상 차원에서 역내·외 주요 안보 현안에 관해 이야기하는 전략적 성격의 포럼으로서 윤 대통령은 지역적·국제적 문제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자유·평화·번영에 대한 한국의 적극적 기여 의지를 강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 G20 회원국인 경제 단체와 기업 대표들이 참여하는 B20 서밋(14일)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이곳에서 글로벌 협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인도네시아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하는 한·인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참석도 예정돼 있다. 이어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첫날인 15일 식량·에너지·안보·보건 세션에서 발언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종로구 가톨릭대 주교관에서 염수정 추기경과 비공개 면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번 순방을 계기로, 한반도 주변 4강과의 정상외교가 이뤄질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아세안 정상회의에는 한·미·일 정상이 참석하고, G20 정상회의에는 시진핑(習近平)중국 국가주석까지 참석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프놈펜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순방 중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경우 대응방안에 대해 “한·미·일 정상이 현지에서 대응하는 것은 나름의 충분한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중 정상회담 여부엔 확답하지 않았다. 이 고위 관계자는 “지금 시진핑 주석이 3연임에 막 성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국내 일정으로 굉장히 바쁜 것으로 안다”며 “윤 대통령과 자연스럽게 회의장에서 만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보다는 첫 대면에 일단 의미를 두려는 뉘앙스였다. 대통령실은 일본 언론을 중심으로 제기돼온 한·일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번 순방은 경제 세일즈 외교 무대이기도 하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이번 순방의 경제외교 키워드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며 “첫째는 세일즈 외교이고 둘째는 첨단산업의 공급망 강화, 셋째는 디지털 파트너십 기반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G20 첫날인 15일 일정까지만 소화하고 밤 12시 전후로 귀국길에 오른다. 서울에는 16일 새벽(한국시간)에 도착한다. 윤 대통령은 17일에는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을, 18일에는 한·스페인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도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17일 새벽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여권 관계자는 전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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