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 원장 "산업혁명 시대, 규제 개혁 방법도 뜯어 고쳐라" [2022 중앙포럼]
“세상이 바뀌고 있는데 규제를 뜯어 고치는 방식이 과거와 같다면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은 9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중앙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규제개혁’을 주제로 한 발표를 시작하며 청중들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정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디지털 전환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분석하며 데이터를 활용한 융합 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정 원장은 “정부가 수차례 바뀌는 동안 규제개혁 시도가 계속됐지만 여전히 그 성과에 의문이 남는다”면서 “평상시의 규제개혁 틀과 혁명기의 규제개혁 접근법은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산업 혁명기... 규제개혁 접근법도 달라져야"
그간 반복된 칸막이식 행정으로는 산업 혁명기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 원장은 “기존 법규 체제 안에서 규제 개혁을 시도한다면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틀을 깰 것을 주문했다. 이어 “기술혁명과 같은 큰 변화 속에서 파이 자체를 키우는 쪽으로 규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로 다른 두 산업이 융합해 완전히 새로운 산업이 생겨날 수 있도록 규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이날 포럼에서 성격이 다른 두 사업이 시너지를 낸 성공사례로 중안보험의 ‘탕샤오베이’를 언급했다. 중국 최초의 인터넷보험사인 중안보험은 2015년 IT업체 텐센트와 손을 잡고 건강보험상품 ‘탕샤오베이’를 출시했다. 탕샤오베이는 당뇨병 환자의 건강상태를 보험료에 반영하는 획기적인 상품을 내놓았다. 환자의 혈당 정보를 기록해 적정 수준을 계속해서 유지한다면 보험료를 줄여주고, 그렇지 않으면 늘어나는 구조다. 텐센트는 환자의 건강 정보를 자동으로 기록하고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는 단말기를 제공한다.
정 원장은 “탕샤오베이는 보험, 의료 빅데이터, 병원 비즈니스라는 4개의 전혀 다른 수익모델이 결합해 새로운 고용과 수익을 창출한 사례”라고 언급하며 신·구 산업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개혁만 성공해도 디지털 최강국 도약"
무엇보다 IT 강국으로 꼽히는 한국이 헬스케어 같은 신산업 분야에서 데이터 규제 같은 각종 장벽 앞에 가로막히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부와 산업계 전체가 규제개혁에 전력투구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향후 규제 개혁의 3가지 전제로 ▶자유로운 시장 진입 허용 ▶유연한 협업 환경 조성 ▶자유로운 데이터 유통 촉진을 제시하며 “이전과 전혀 다른 사고방식으로규제개혁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제적인 규제 개혁만 제대로 이뤄지면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국가 경쟁력이 단번에 '퀀텀 점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 원장은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한국은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며 “디지털 시대 규제개혁만 제대로 해낸다면 최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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