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속 열린 스타트업 축제 ‘컴업 2022’···어떤 말 오갔나
개막식 이후 열린 좌담회에는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박재욱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쏘카 대표)이 참석했다. 두 사람은 각각 공공과 민간을 대표해 국내 스타트업계 전반의 현황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영 장관은 2022년 스타트업계를 흔든 키워드로 ‘규제 개혁’과 ‘글로벌’을 꼽았다. 이 장관은 “아직 우리의 법이나 체계가 산업화 시대에 머물고 있다. 업계 현장에서 노력하는 기업들을 도와주지 못하고 오히려 달리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고 국내 규제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이어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규제가 스타트업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동시에 글로벌 ‘톱’ 기업이 없어서 아쉽다는 뜻도 밝혔다. 이 장관은 “국내 시장에서는 ‘톱’으로 올라선 기업이 많지만, 세계 시장을 상대로 ‘히트’ 친 기업과 상품이 적어 아쉽다”고 말했다.
박재욱 의장은 키워드로 ‘혹한기’와 ‘생존’을 꼽았다. 박 의장은 “소위 말하는 유동성 파티가 끝났다. 성장만 외치던 시대는 끝났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오고 있다. 성장 보다는 생존을 기약하는 게 중요한 시대가 됐다. 많은 기업들이 어떻게 생존을 도모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연사는 각자가 나온 키워드를 주제로 각각 민간과 정부가 겪고 있는 고충을 털어놨다. 동시에 문제 해결을 위한 해결책도 제시했다. 이 장관이 꺼낸 규제 문제에 대해서 박 의장은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해, 기업들의 활동 반경을 좀 더 넓혀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박 의장이 화두를 던진 ‘혹한기’에 대해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자금 마련 조성 방책을 여러 방면에서 알아보고 있다”고 화답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컴업을 세계 5대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로 육성하기 위해 2019년 국내 위주로 운영되던 ‘벤처창업대전’을 글로벌 행사로 개편했다. 올해부터는 컴업을 민간 주도형 방식으로 전환하고 스타트업이 주인공이 되는 스타트업 중심 행사로 탈바꿈시켰다.
민간 이양 원년인 올해 ‘컴업 2022’의 슬로건은 ‘세상을 움직이는 스타트업(We Move The world)’이다.
이번 컴업 2022는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로서 전 세계 스타트업과 투자사가 모여 교류한다. ‘컴업 2022’ 행사는 미국, 독일, 이탈리아, 베트남, 영국 등 19개국 250여명이 참여한다. 스타트업을 주인공으로 한 콘퍼런스, 컴업스타즈, 오픈이노베이션, 부대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콘퍼런스’는 ‘생태계 주요 이슈 트랙’과 ‘성장·혁신 전략 트랙’으로 구성해 ‘이 시기, 스타트업이 진짜 집중해야 할 것’ ‘글로벌 벤처 자금, 앞으로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등 스타트업의 주된 관심 사항을 주제로 국내외 80여명의 연사가 참여해 3일간 진행한다.
콘퍼런스 참여 대표 연사로 월스트리트 베스트셀러이자 약 2000개 기업의 멘토링 경험 등을 보유한 ‘10X 이노베이션 랩’의 클라우스 뷔헤이지(Klaus Wehege) 대표와 인사 관리 중계플랫폼 개발로 인사 혁신을 가져온 ‘딜’의 슈오 왕(Shuo Wang) CRO가 참여한다. 그 외 김영덕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대표를 비롯해 유명 안무가이자 현재 스타트업 CEO로 활동 중인 리아킴 원밀리언댄스스튜디오 대표 등이 참여해 진솔하고 현실성 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스타트업과 투자자 간 다양한 비즈니즈 매칭 기회도 제공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롯데벤처스 등의 글로벌 대기업이 참여하는 오픈이노베이션과 CVC 상담 부스를 운영한다. 또한, 직방, 무신사, 더핑크퐁컴퍼니, 딜 등 국내외 유니콘 기업 부스도 3일간 운영한다. 다양한 기업, 투자자와 대상 기업 IR, 피칭 등 네트워킹 확대에 중점을 뒀다.
이영 장관은 “전 세계가 어려운 경제 상황에 놓여 있지만, 이번 ‘컴업 2022’를 계기로 국내외 스타트업이 하나로 뭉쳐 위기를 극복하고, 디지털 경제를 선도할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중소벤처기업부도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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