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시장 한파에 밀리의서재 상장 철회…모회사 지니뮤직 약세
11월 9일 오후 2시 기준 지니뮤직은 전일 대비 4.39%(170원) 내린 3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KT 계열사 지니뮤직은 밀리의서재 지분 39%를 보유한 모회사다. 지난해 9월 464억원을 투자해 밀리의서재를 인수했다.
밀리의서재는 전날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9월 29일 코스닥 상장을 하겠다고 발표한 지 약 1개월 만이다.
밀리의서재는 “최근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금리 인상 등으로 위축된 기업공개(IPO) 시장 상황이 플랫폼 기업 투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밀리의서재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환경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밀리의서재는 지난 11월 4일과 7일 이틀간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그러나 100 대 1에도 못 미치는 부진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희망 공모가로 2만1500~2만5000원 사이를 제시했다.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2163억원 수준. 그러나 대부분 투자자가 공모가 하단에도 못 미치는 2만원 이하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이번 상장 철회를 ‘예고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와 KT그룹 편입 등을 제외하고는 거시경제 불확실성, IPO 시장 위축 등 대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또 플랫폼 산업에 대한 부정적 시선과 전자책 플랫폼 기업 중 최초의 상장 사례라는 점도 흥행 부진 요인으로 꼽았다.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도 영향을 미쳤다. 밀리의서재는 키다리스튜디오·디앤씨미디어·미스터블루의 반기 순이익을 참고해 몸값을 책정했다. 전자책 플랫폼 회사들이 상장한 이력이 없어 웹툰 기업 실적을 참고한 것. 하지만 기관들은 웹툰 시장 확장성을 전자책 분야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여기에 밀리의서재가 제시한 목표 매출과 영업이익도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왔다. 회사 측은 올해 예상 실적보다 내년 매출은 두 배 이상, 영업이익은 네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밀리의서재는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을 지속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 설립된 독서 플랫폼 기업 밀리의서재는 2017년 10월 국내 처음으로 구독형 전자책 서비스를 선보였다. 12만권에 달하는 독서 콘텐츠와 도서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오디오북과 오디오드라마, 챗북(채팅형 독서 콘텐츠) 등과 같이 책을 멀티미디어 콘텐츠화해 선보이고 있다.
[신지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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