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우승도 맛봤다…SSG발 FA 태풍 현실 가능성은

고봉준 2022. 11. 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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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정용진 구단주(왼쪽)가 8일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김광현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SSG 랜더스 구단주인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한국시리즈(KS)가 한창인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한 팬이 FA 포수를 영입해달라는 댓글을 올리자 “기다려보세요”라고 답하며 FA 시장 참전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해당 게시물은 야구계에서 큰 화제가 됐다. 팬들은 지난해 SSG 출범을 이끈 구단주가 다시 한 번 통 큰 투자를 예고했다며 기대를 걸었고, 현장에서도 SSG가 이번 FA 시장을 통해 가장 필요로 하는 포수를 영입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정 부회장은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 역대 구단주들에서 볼 수 없었던 과감한 언사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은 기본. 최근 2년간 수백억 원의 돈을 쓰면서 다른 구단을 위축시키는 파격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구단 창단 직후부터 적지 않은 영향력을 과시한 정 부회장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SSG가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S 6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4-3으로 꺾고 정상을 밟으면서 지난해 출범 이후 처음으로 통합우승의 깃발을 들어 올렸다.

이날의 주인공은 당연히 김원형 감독과 KS MVP 김강민을 비롯한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카메라 셔터는 정 부회장 앞에서도 계속해 터졌다. KS 내내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정 부회장은 우승 직후 그라운드로 내려와 선수단과 기쁨을 나눴고,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SSG로선 투자의 결실을 맛본 2022년이었다. SSG는 지난해 추신수 깜짝 영입을 시작으로 올해 김광현 복귀 계약 그리고 박종훈~문승원~한유섬과 다년계약을 통해 전력을 강화했다. 핵심선수 5명에게 쓴 돈은 400억 원가량으로 가히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SSG가 8일 한국시리즈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처럼 과감한 투자는 달콤한 열매로 돌아왔다. SSG는 올 시즌 개막전부터 최종전까지 1위를 단 한 번도 놓치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우승으로 KBO리그의 새 역사를 썼고, KS에서도 키움의 공세를 뿌리치며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이제 야구계의 시선은 정 부회장의 다음 행보로 옮겨지고 있다. 돈의 맛을 본 구단주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어떻게 나올 것이냐는 궁금증이다.

일단 SSG가 눈여겨보고 있는 포지션은 포수다. SSG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이재원과 김민식으로 안방을 운영했지만, 둘 존재감 모두 100%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그러면서 FA 영입 가능성이 대두됐는데 공교롭게도 이번 시장에선 양의지와 박세혁, 유강남, 박동원 등 수준급 포수들이 매물로 나온다.

문제는 이들의 몸값 그리고 SSG의 샐러리캡 한도다. 전력의 열쇠를 쥔 국가대표급 안방마님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스토브리그는 벌써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미 몇몇 구단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는 이야기는 기정사실처럼 굳어지고 있다.

이는 SSG로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특히 SSG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샐러리캡을 거의 꽉 채운 상태다. 대형 FA를 영입한다면 샐러리캡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초과 1년차 때는 신인지명권 박탈 없이 초과분의 50%만 제재금으로 내면 돼 연봉 조절만 효율적으로 한다면 영입에는 무리가 없을 수도 있다.

2023년도 FA 자격 선수 명단은 KS 종료일(8일) 후 닷새 이내로 공시된다. 이틀 뒤부터는 FA 선수들과 합법적인 협상이 가능하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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