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작된 FA 전쟁… 폭등하는 포수 몸값
FA(자유계약선수)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포수 영입전이 뜨겁다.
한국시리즈가 8일 SSG 랜더스의 우승으로 끝났다. 한국야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5일 이내 2023년 FA 자격 선수 명단이 공시되고, 이틀 뒤부턴 FA 신청자들과의 협상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미 FA 선수와 구단들은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5명의 주전 포수가 FA 자격을 얻고, 포수가 필요한 팀들이 많기 때문이다.
단연 이번 FA 시장 최대어는 양의지다. 양의지는 35세지만 올 시즌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3, 20홈런을 기록해 여전히 리그 최고 포수임을 입증했다. 최근 잔부상과 체력 문제 등으로 마스크를 쓰는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리더십과 투수 리드 등 보이지 않는 능력을 인정받는다.
양의지는 2018시즌 뒤 두산 베어스를 떠나 NC 다이노스로 향하면서 4년 보장금액 125억원에 사인했다. 역대 포수 최대금액이자 연평균금액 2위에 해당하는 초대형 계약이었다.
4년이 지났지만, 양의지의 시장가는 떨어지지 않았다. 복수의 야구 관계자에 따르면 양의지의 몸값은 100억원대 이상이다.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진 않았지만, 여러 구단이 양의지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NC는 재계약을 원하지만, 수요가 많아 가격이 오르고 있다.
양의지와 함께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선수가 유강남과 박동원이다. 원소속구단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는 붙잡고 싶지만, 입장 차가 크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KT에 남은 장성우(4년 42억원)를 훌쩍 뛰어넘은 금액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FA 시장이 달아오르는 건 두산과 롯데 자이언츠의 참전 때문이다. 두산은 최근 몇 년간 내부 FA도 다 잡지 못할 만큼 여유가 없었다. 2015년 장원준을 데려온 게 마지막 외부 영입이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이 취약한 포지션으로 포수를 꼽았다. FA가 된 주전 포수 박세혁보다는 양의지 영입이 우선순위다.
롯데는 최근 대주주인 롯데지주가 190억원의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이석환 사장과 성민규 단장은 일찌감치 전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박세웅과 비FA 5년 계약(최대 90억원)을 맺은 롯데도 안방 강화가 절실하다.
SSG도 '포수 대전'에 뛰어들 수 있다. SSG는 이재원이 FA로 풀리지만, 공격력이 뛰어난 포수를 데려와 타선 강화를 노릴 수 있다. 정용진 SSG 구단주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남긴 '포수 영입'을 원하는 글에 '기다려보세요'라는 답글을 남기기도 했다.
SSG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샐러리캡(연봉 합산 제한)을 꽉 채운 상태다. 하지만 첫 번째 초과 시에는 신인지명권 박탈 없이 초과분의 50%만 제재금으로 내면 된다. 투자 의지만 있다면, 돈을 쓸 수 있다는 뜻이다.
포수들의 연쇄 이동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한 선수가 이동할 경우,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한 영입이 뒤따를 전망이다. 특히 양의지·유강남·박세혁은 같은 에이전시 소속이다. 구단보다는 선수가 칼자루를 쥐고 있는 모양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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