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우승 SSG, '적극 투자'로 기록-팬심 모두 잡아

김승훈 2022. 11. 9. 10: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O리그 한국 시리즈] 개막전부터 선두 유지하며 통합 우승까지... 역대 최초 기록

[김승훈 기자]

▲ SSG 감격의 우승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를 승리해 우승한 SSG 선수단과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리그가 개막하는 첫날부터 우승을 달성하는 마지막날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로 결국 통합 우승까지 달성하는 기록이 쓰여졌다. 개막전부터 무서운 질주로 돌풍을 일으켰던 SSG 랜더스는 정규 시즌 우승에 이어 한국 시리즈 우승까지 달성하면서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완벽한 기록을 달성했다.

SSG는 11월 8일 인천 미추홀구 SSG 랜더스 필드에서 열렸던 한국 시리즈 6차전에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했다. 7전 4선승제에서 먼저 4승을 거두게 되면서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 시리즈는 6차전에서 막을 내리게 됐다. 상륙을 뜻하는 팀 이름 그대로 랜더스의 인천 상륙 작전은 2년 만에 우승 성과를 달성했다.

2승 2패로 팽팽하게 맞섰던 4차전까지만 해도 우승의 향방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5차전에서 김강민의 대타 끝내기 홈런으로 사실상 분위기가 넘어갔으며 체력적으로 지쳤던 키움은 6차전도 역전패를 당하며 무릎을 꿇었다.

또 터진 키움의 수비 실책, 주도할 수 없었던 경기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는 정규 시즌에서 키움을 상대로 통산 4경기 3승 무패 평균 자책점 0.62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 시리즈 2차전에서도 7이닝 1실점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하며 키움에 강했던 모습을 그대로 과시했다.

한국 시리즈 2차전에서 맞대결을 벌였던 키움의 외국인 투수 타일러 애플러는 1차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팀의 운명이 걸렸던 6차전에서는 1차전의 부진을 씻고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승부는 3회에 한 차례 요동쳤다.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섰던 김혜성이 안타로 출루한 뒤 바로 다음 타자인 임지열의 홈런으로 키움이 먼저 앞서 나갔다(2-0). 홈런 한 방을 허용했으나 폰트는 이후 전병우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이정후와 야시엘 푸이그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면서 더 흔들리지는 않았다.

SSG도 3회말에 바로 반격했다. 1사 후 추신수가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다음 타자 최지훈이 초구를 타격하여 연속 안타를 만들었다. 키움의 수비수들이 송구하는 과정에서 추신수가 3루까지 달렸고, 이 틈에 최지훈도 2루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애플러는 이후 최정을 8구 풀 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다음 타자 한유섬의 타구를 받아내는 과정에서 키움의 수비가 크게 흔들렸다. 약간 깊었던 타구를 1루수 전병우가 받아내어 1루 커버를 들어오는 애플러에게 송구했다.

그런데 여기서 애플러의 1루 커버도 늦었고 전병우의 송구도 악송구가 되어 버렸다. 한유섬은 1루로 출루하는 데 성공했고, 키움의 야수들이 공을 처리하는 사이 추신수와 최지훈 2명의 주자가 모두 득점에 성공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놓았다(2-2).

다음 타자인 후안 라가레스의 타석에서도 키움의 실책은 이어졌다. 라가레스의 타구가 유격수 쪽으로 갔는데, 유격수 김휘집이 포구 실책을 범하며 아웃을 잡아내지 못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한유섬이 3루까지 진루하다가 햄스트링에 이상이 생기면서 김강민으로 교체됐다.

실책으로 무너진 키움, 이정후의 분투도 소용 없었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승부는 6회에 다시 요동쳤다. 이번에는 6회초 공격에서 이정후가 폰트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날리며 다시 앞서 나가려고 했다(3-2). 키움의 선발투수 애플러도 5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했으나 자책점이 아니었던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잘 던졌다(98구).

여기서 키움은 어떻게든 승리를 지키기 위해 3차전 선발투수였던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를 1차전 때 그랬듯이 두 번째 투수로 내세웠다. 그동안 키움은 준플레이오프 5경기, 플레이오프 4경기, 한국 시리즈 6경기까지 도합 15경기를 치르느라 양현, 최원태, 김재웅 등 주축 구원투수들이 지쳤다.

주축 구원투수들이 지쳐 구위와 집중력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요키시의 등판은 키움에게 있어서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었다. 요키시가 최대한 길게 던져 다른 구원투수들이 쉴 틈을 주고, 7차전에서 남은 투수들을 모두 쏟아 붓는 불펜 데이를 각오한 작전이었다.

그러나 6회말 SSG의 선두 타자 라가레스의 타석에서 이번엔 키움의 2루수 김혜성이 포구 실책을 범하며 라가레스가 출루했다. 다음 타자 박성한의 타석에서는 포일까지 나오면서 볼넷이 이어졌고, 최주환의 희생 번트로 1사 2, 3루 상황이 됐다.

그리고 다음 타자 김성현의 적시타로 라가레스와 박성한 2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며 승부는 순식간에 뒤집혔다(3-4). 키움의 두 번째 투수 요키시는 3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무자책)으로 경기가 끝날 때까지 분투했다.

애플러와 요키시의 1+1 작전은 다른 구원투수들이 휴식으로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나쁘지 않았다. 애플러와 요키시 모두 이날 경기에서 자책점이 없었다. 결국 6차전에서 키움이 패한 요인은 수비 실책이었다.

경기 분위기 압도한 폰트, 김광현이 잡은 마지막 아웃
 
▲ '이겼다!'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에서 키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SSG 마무리 김광현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키움에게 강했던 폰트는 포스트 시즌에서도 역시 키움에게 강했다. 임지열과 이정후에게 홈런 한 방씩을 허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흔들리는 순간이 없었다. 폰트는 7.2이닝 5피안타(2피홈런) 1볼넷에 탈삼진이 없었으나 철저하게 범타를 유도하는 피칭으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그 이상으로 경기를 압도했다(90구).

8회초 2사까지 마운드를 지킨 폰트는 이후 구원투수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정후를 상대하기 위해 이정후에게 강했던 김택형이 마운드에 올라 이정후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고, 9회초 선두타자 푸이그는 박종훈이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리고 SSG 벤치가 선택한 마지막 투수는 바로 전날 5차전에 등판하여 84구를 던졌던 에이스 김광현이었다. 김태진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한 김광현은 마지막 타자인 이지영의 타구가 1루수 직선타로 연결되면서 5구 만에 경기를 끝냈다.

사실 이지영의 타구는 그 속도가 빨라 장타로 연결될 수도 있었다. 이 타구를 1루수 오태곤이 점프하여 잡아내면서 더 이상의 위기는 없었고, 김광현은 생애 세 번째로 한국 시리즈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세이브를 기록했다(2010, 2018, 2022).

6차전의 수훈선수는 역전 적시타로 결승 타점을 기록한 김성현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이번 한국 시리즈 MVP는 5차전에서 대타 끝내기 홈런으로 사실상 시리즈의 흐름 변화에 기여한 베테랑 김강민에게 돌아갔다.

2022년 한국 시리즈와 관련한 여러 가지 기록들

사실 이번 한국 시리즈가 열리기 직전 10.29 참사로 인하여 1차전부터 4차전까지는 앰프 응원과 치어리더 응원이 실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 시리즈 우승을 기원하는 팬들의 자발적 응원 합창까지 막을 수는 없었고, 1차전부터 6차전까지 모든 경기의 입장권은 매진을 기록했다.

KBO리그 40주년 레전드 올스타 40인에 대한 시상식 일정도 영향을 받았다. 한국 시리즈가 시작되는 1차전에 시상식을 하는 것이 큰 의미를 지닐 수도 있었겠지만 이 여파로 인하여 5차전으로 늦춰졌다. 5차전의 시구는 이날 현장 시상식 당사자였던 구대성 전 감독(8위), 정민태 전 코치(18위), 김기태 감독(22위), 이상훈 해설위원(27위)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40인 중 시상식을 진행하지 못한 3인은 백인천 전 감독(24위)과 타이론 우즈(40위) 그리고 임창용(21위)이 있다. 백인천 전 감독은 뇌경색으로 투병 중이며 우즈는 두산 베어스 측과 정상적으로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임창용은 투표 이후 상습도박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아 선수의 굴곡진 인생이라 평가하며 기록만 남기고 별도의 시상식은 하지 않기로 했다.

2022년 한국 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SG는 2009년 KIA 타이거즈에 이어 구단이 다른 기업에 매각된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개막전부터 한국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선두를 한 차례도 놓치지 않으며 와이어 투 와이어로 통합 우승까지 달성하게 되면서 이 부분에서 KBO리그 역대 최초 기록을 세웠다.
 
▲ 정용진의 기쁨의 눈물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가 우승을 확정지은 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눈물을 흘리며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SSG의 구단주였던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은 팀을 인수할 때부터 경기장 및 훈련장의 시설들을 개선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하여 SSG는 2022년 강팀이 되어 와이어 투 와이어를 이뤄냈고, 누적 홈 관중에서 10팀 중 1위를 기록하는 등 팬심도 잡아냈다.

5차전 대타 끝내기 홈런으로 한국 시리즈 MVP에 선정된 김강민(1982년 9월 13일 생)은 20대(2007, 2008, 2010)와 30대(2018)에 이어 40대(2022)에도 우승을 경험한 선수가 됐다. 또한 메이저리그 포스트 시즌에서 첫 라운드를 넘은 적이 없었던 추신수(1982년 7월 13일 생)도 만 40세에 고국에서 프로 선수 우승의 한을 풀었다.

현대 유니콘스 해체 후 창단되어 2008년부터 리그에 참여한 히어로즈는 2014년과 2019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한국 시리즈 준우승에 머물렀다. 2020년에 NC 다이노스, 2021년에 kt 위즈가 한국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현재 KBO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10팀 중 한국 시리즈 우승이 없는 팀은 히어로즈 뿐이다(현재 15년 째 무관).

우승을 확정하기 전 SSG 구단 프런트는 김원형 감독의 재계약을 약속했고 조만간 세부 사항 조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기존 계약이 만료된 감독 5명(김원형, 김태형, 류지현, 허삼영, 홍원기) 중 이제 향후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감독은 키움의 홍원기 감독 뿐이다.

KBO리그 40주년을 기념했던 시즌의 마무리

1982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41번째 시즌을 맞이했던 KBO리그는 프로야구 40주년을 기념하여 여러 가지 행사들을 개최하며 이를 기념했다. KBO리그 역사를 빛냈던 선수들 중 팬 투표(20%)와 전문가 투표(80%)를 반영하여 은퇴 선수들 중에서 레전드 40인을 선정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방역 수칙으로 인해 입장할 수 있는 관중의 수가 제한되었던 지난 두 시즌과 달리 이번 해에는 제한 없이 팬들을 경기장으로 맞이했다. 이에 대한 기대로 한국 시리즈도 6경기 모두 입장권이 매진되었을 정도로 팬들은 야구장 직관에 대한 갈망을 나타냈다.

리그 40주년을 기념하는 2022년 시즌에 의미있는 행사들도 있었다. 후반기에는 이대호에 대한 은퇴 행사가 있었고, 올스타 게임부터 시작하여 한국 시리즈 일정까지 레전드 40인들을 경기장에 초청하여 시상식을 개최했다.

야구계의 명언 중 한 해의 가장 슬픈 날은 야구가 끝나는 날이라는 말이 있다. 이렇게 KBO리그 40주년을 기념하는 41번째 시즌도 마무리되었고, 10팀은 다시 2023년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한 스토브 리그를 보낼 것이다.

이마트의 구단 인수 이후 첫 우승을 차지한 SSG의 우승을 축하하며, 명승부 끝에 아쉬운 준우승을 받아들인 키움의 선수들에게도 격려를 보낸다. KBO리그의 10팀들이 2023년 시즌 어떠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오게 될지 기다려진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