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가 카타르에 가져가는 식재료 3가지는

카타르월드컵에 나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3가지 식재료를 자국에서 공수하기로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2022 카타르월드컵 개막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왔다. 각국 축구대표팀은 개최지 카타르로 떠날 채비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대표팀 스태프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식재료다. 선수들이 평소 즐기는 음식을 먹으며 영양을 섭취해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구하기 어려운 식재료는 자국에서 직접 공수해 가기도 한다.

강력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도 준비를 철저히 했다. 8일 아르헨티나 라나시온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축구협회는 리오넬 스칼로니 대표팀 감독의 조언에 따라 아르헨티나의 대표 식재료 3가지를 카타르행 비행기에 싣기로 했다. 바로 소고기, 예르바 마테(차) 그리고 둘세 데 레체(캐러멜잼)다. 아르헨티나는 국민 1인당 소고기 연간소비량이 47.8㎏으로 세계에서 소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국가에 꼽힌다. 한국의 삼겹살처럼 아르헨티나인이 자주 먹는 음식이 소고기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월드컵 기간 소비할 소고기를 일찌감치 컨테이너로 운반해갔다. 카타르 현지에서도 소고기를 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사전 답사 결과 현지에서 유통되는 소고기는 호주산이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익숙한 자국산 소고기를 직접 운반해 가기로 했다.

둘세 데 레체는 아르헨티나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잼이다. 한국의 고추장 같은 존재라서 해외에 갈 땐 반드시 챙기는 음식으로 알려졌다. 은은한 불에서 우유에 설탕을 넣고 장시간 조려서 만든 캐러멜 맛 잼으로, 주로 빵이나 파이에 발라 먹을 수 있는 '만능 잼'이다. 예르바 마테는 여러 찻잎을 갈아서 만든 차의 일종으로 특수 제작한 마테라는 통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은 후 빨대로 빨아 마시는 아르헨티나 '국민 음료'다. 한 명이 마신 후 같은 통에 찻잎과 뜨거운 물을 더 붓고 같은 빨대로 마신다. 선수들은 경기 후 예르바 마테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눈다. 친목 도모의 매개엔 셈이다. 아르헨티나의 수퍼 스타 리오넬 메시의 경우 즐겨 마시는 예르바 마테 브랜드가 따로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표팀이 어떤 예르바 마테 브랜드를 가져가는 지도 아르헨티나에선 큰 관심시다. 예르바 마테 생산지로 유명한 미시오네스주에서 전 하원의원을 지낸 루이스 마리오 파스토리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르헨티나 미시오네스주와 코리엔테스주에서 생산되는 수십 가지의 예르바 마테 브랜드가 있는데, 우리 대표팀은 (아르헨티나가 아닌) 우루과이 제품을 공수해갔다"면서 "이건 이해도 안 되고 도발"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