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도 '현직 대통령 무덤' 묻히나…美중간선거 여당 승리 3번뿐
미국 대통령의 4년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중간선거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던 대통령들도 쉽사리 이기지 못해 ‘현직 대통령의 무덤’으로 불린다. 40%대 지지율까지 깨진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장악에 그림자가 드리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7일(현지시간) ABC방송 등은 “이번 중간선거는 바이든 대통령의 향후 2년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지난 1934년 이후 여당을 승리로 이끈 건 세 명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 세 명의 대통령은 프랭클린 루스벨트(1934년)와 빌 클린턴(1998년), 조지 W 부시(2002년)다.
미국 유일의 4선 대통령인 루스벨트는 당시 대공황 국면을 이끌고 있었고, 부시 대통령의 경우 지난 2001년 9‧11테러에서 촉발된 국민적 분노가 가시지 않은 시기에 중간선거를 치렀다. 예외적인 국가 상황이 있던 시기에 승리한 경우다.
역사적인 경제 호황기에 선거를 치른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집권 2기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하원 의석 수를 5석 늘리며 승리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당시에도 상원에선 의석 수를 보전하는 데 그쳤다. 미국 갤럽에 따르면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약 66%였다. 그의 지지율이 40%대 중반이었던 1994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하원에서만 52석을 잃고, 상원에서 8석을 잃으며 대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로이터통신의 의뢰로 지난 5~6일 미국 성인 1004명(민주당 424명‧공화당 390명 등)에 실시한 조사에서 39%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갤럽은 그간의 중간선거 결과를 토대로 선거 당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이상일 경우 평균적으로 하원에서 14석을 잃지만, 그 이하일 경우엔 37석을 잃어 큰 격차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미국 38대 대통령인 제럴드 포드의 경우엔 지난 1974년 중간선거 54%의 지지율에도 하원에서만 48석 잃었다.
문제는 중간선거가 이기기 어려운 선거임에도 대통령의 남은 임기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번 선거를 통해 미 하원 전체 435석과 상원 의석 100석 중 35석, 36개 지역의 주지사를 결정한다.
그간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비교적 낮은 지지율에도 상‧하원에서의 우세를 통해 국정을 이끌어 왔다. 때문에 둘 중 한 곳만 공화당에 넘어가도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 입법이 사실상 멈춰설 수 있다. CNN은 “공화당이 하원을 확보할 경우 지난 대선이 사기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세력과 함께 하원을 무기화할 수 있다”고 했다. ABC방송은 7일 “공화당이 하원을 탈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간선거의 결과는 의회 다수를 결정하는 것 이상의 정치적 의미도 가진다. 앞서 박지광 전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2010년 미국 중간선거가 티파티 운동(Tea Party Movement)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다”고 분석했다.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하원 63석·상원 6석을 뺏기는 역사적 패배를 겪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중간선거에서 하원에선 40석을 잃었지만 상원에선 2석의 추가 의석을 확보했고, 당시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을 확인한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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