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습이 먼저”라는 이상민 장관, 수습을 위해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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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8일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에 따른 사퇴 의사를 묻자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가 급선무"라며 이렇게 말했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참사를 수습하기 위해서 이 장관은 물러나야 한다.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을 막으려면 행안부, 경찰, 소방, 구청 등의 잘잘못을 따져야 하는데, 그 컨트롤타워가 이 장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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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8일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에 따른 사퇴 의사를 묻자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가 급선무”라며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실에서도 사퇴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물러날 생각이, 대통령은 바꿀 생각이 아직 없어 보인다. 이 장관 경질을, 그동안 지양하겠다고 말해온 국면전환용 인사 정도로 여기는 듯하다. 잘못된 시각이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참사를 수습하기 위해서 이 장관은 물러나야 한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를 맡고 있다. 취임 후 경찰을 통제해야 한다며 행안부에 경찰국을 설치해 경찰 관장 업무까지 자임했다. 책임 소재를 파악하는 조사와 수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을 막으려면 행안부, 경찰, 소방, 구청 등의 잘잘못을 따져야 하는데, 그 컨트롤타워가 이 장관이었다. 만약 장관직에 머문다면 그가 관장할 때 벌어진 잘못을 그의 관장 아래 조사해서 국민 앞에 내놓는 셈이 된다. 그런 결과물이 얼마나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는가. 많은 젊은이의 비극적 죽음에 대한 정치적이고 도의적인 책임을 넘어, 대통령이 말한 엄정한 책임 규명과 투명한 공개를 위해서도 이 장관이 그 자리에 있어선 안 된다. 그는 사퇴보다 수습이 먼저라고 했지만, 지금 수습을 위해 해야 할 일은 사퇴하는 것이다.
이날 국회에선 애도기간이 끝나기만 기다렸다는 듯이 정쟁의 판이 벌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신군부가 광주 양민을 학살한 것처럼 윤석열정부가 젊은이들을 떼죽음하게 했다”거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마약수사 방침 때문에 참사가 커졌다”는 주장을 펴며 정치적 공격에 열을 올렸다. 여당은 “희생자 명단과 사진을 확보해 당 차원에서 공개하자”는 야당 인사의 주장을 참사의 정치화로 규정하며 반격했다. 우려했던 것처럼, 문제점을 찾고 대책을 모색하려 머리를 맞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과거 여러 재난이 그랬듯이 이태원의 비극도 벌써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들고 있다.
그 싸움판에서 이 장관의 거취는 이미 최대 쟁점이 됐다.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숱한 정치적 공방이 그를 둘러싸고 벌어질 것이다. 의도와 무관하게 참사의 정쟁화를 초래하고, 국가적 재난의 수습과 극복에 걸림돌이 되는 불행한 위치에 그가 서 있다. 여당의 여러 의원이 언급한 것처럼 이번 사태가 정쟁에 뒤덮이는 암담한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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