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로또' 둔촌주공, 우리도 되나...추첨제 부활 반기는 1주택자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안장원 2022. 11. 9.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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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상한제 2년여 만에 본격 분양
내달부터 중소형 30~60% 추첨제
아파트값 하락하며 '로또'는 줄어
강북 '국민평형' 중도금 대출 가능
안장원 부동산선임기자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도심 상한제 분양 봇물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이 시공사와 공사비 갈등으로 중단한 공사를 재개하고 연내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의 청약,중도금 대출 규제 완화의 최대 수혜 단지로 꼽힌다. 뉴시스

2020년 시행 이후 가물에 콩 나듯 분양한 도심 분양가상한제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나온다. 상한제 단지는 원가 수준의 땅값·건축비 범위에서 분양가 규제를 받기 때문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로또’로 꼽히며 청약경쟁이 치열했다.

상한제 로또 분양이 쏟아지는 때에 마침 유주택자를 배제한 청약 규제와 중도금 대출 제한이 완화됐다. 매매시장이 극심한 거래절벽 몸살을 앓는 가운데 분양시장으로 이목이 쏠린다.


강북 재개발, 강남 재건축 늘어나

2020년 재건축·재개발 등 도심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했지만 실제 분양이 드물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지금까지 서울에서 분양한 2만 가구 중 상한제 물량이 1500가구에 그쳤다.

당장 서울 강북의 재개발 브랜드 대단지가 분양에 나선다.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라그란데,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레디언트, 서대문구 홍은동 서대문센트럴아이파크 등이다.

강남 재건축도 분양 시동을 건다. 범강남권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을 재건축하는 올림픽파크포레온, 같은 구 길동 강동헤리티지자이가 올해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 같은 구 방배동 방배6구역, 송파구 신천동 잠실진주 등이 내년 분양시장을 열 예정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 4700여 가구를 포함해 올해 분양이 확실시되는 서울 재건축·재개발 상한제 물량만 8000가구 정도다. 지난해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분양한 물량(7700여 가구)과 맞먹는다.

수도권에서도 도심 상한제 단지가 나온다. 광명에서 철산주공 8·9단지를 다시 짓는 철산자이더헤리티지 등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분양 인허가를 받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상한제 분양이 가장 반가운 수요자가 새 아파트로 갈아타기를 꿈꾸는 1주택자다. 2017년 문재인 정부 때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없어진 국민주택 규모 85㎡(이하 전용면적) 이하 중소형의 추첨제가 5년 만에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정부는 민영주택 청약제도를 개편해 다음 달부터 투기과열지구 내 85㎡ 이하 30~60%에 추첨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100% 무주택자 대상이었다. 추첨제는 1주택자도 신청할 수 있다. 추첨제 물량 중 75%를 무주택자 대상으로 추첨한 뒤 나머지 25%를 두고 1주택자와 탈락한 무주택자가 추첨 경쟁을 한다.

그동안에도 85㎡ 초과 중대형에 추첨제(50%)가 있기는 했지만 유명무실했다.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 85㎡ 초과를 대부분 조합원이 가져가는 바람에 일반분양분이 드물었다. 2020년 이후 서울에서 분양한 상한제 1485가구 중 85㎡ 초과가 6가구였다.

올해 분양 가시권에 들어온 상한제 재건축·재개발 단지도 90% 이상이 85㎡ 이하다. 올림픽파크포레온만 해도 4700여 가구 모두 85㎡ 이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이번 청약제도 개편으로 1주택자와 청약가점이 낮은 무주택자가 수혜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김정아 내외주건 대표는 “발코니 확장 등으로 85㎡ 이하가 작은 집이 아니고, 비용 절감을 위해 큰 집에서 작은 집으로 줄여 가려는 수요도 많기 때문에 85㎡ 이하에 대한 1주택자 관심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추첨제는 관련 법령 개정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는 단지부터 적용하기 때문에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이달 안에 모집공고를 낼 경우 1주택자가 청약하지 못할 수 있다.


둔촌주공 국민주택, 중도금 대출 난망

상한제 분양으로 분양시장에 활기가 돌겠지만 이전보다 줄어든 로또에 실망할 수요자도 있을 것 같다. 상한제 분양가가 올랐지만 주변 시세가 내렸기 때문이다. 건설공사비 급등으로 건축비가 오르고 땅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 9월 기준으로 지난 1년 새 서울 땅값이 4.5%, 상한제 건축비 6.9% 각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이 실거래가격 기준으로 10% 가까이 하락했다. 분양가와 시세 간 격차가 20%가량 줄어든 셈이다.

로또 양극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북에선 상한제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큰 차이가 없다. 분양을 앞둔 84㎡ 상한제 가격을 9억~10억원 선으로 예상하는데 주변 새 아파트 시세보다 1억~3억원 낮다.

강남은 분양가와 시세 간 격차가 워낙 커 집값이 내렸어도 상당한 로또다. 반포 등 최고가 지역에선 상한제 분양가가 3.3㎡당 6000만원을 넘볼 것으로 예상하는데 올해 떨어진 시세도 3.3㎡당 8000만원 이상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도 5억 이상 로또로 예상된다. 업계는 분양가를 3.3㎡당 3800만원 정도로 본다. 같은 둔촌동에 입지 여건과 단지 규모가 다소 떨어지는 인근 단지의 최근 상한제 가격이 3.3㎡당 3600만원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중도금 대출 한도를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기로 하면서 중도금 걱정을 많이 덜게 됐다. 강북에선 웬만해선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까지 중도금 대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남에선 소형인 59㎡도 12억원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59㎡까지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지만 84㎡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도금 대출 기준이 대출받을 때 적용되기 때문에 올해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는 단지도 내년 이후 중도금을 받을 계획이어서 완화 적용을 받는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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