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빙하기…목동 26억 아파트 두번 유찰돼 16억
지난달 경매에 나온 서울 아파트 10채 중 8채가 주인을 못 찾고 유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목동·흑석동 등 인기 지역의 아파트도 유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경매시장 분위기도 꽁꽁 얼어붙었다.
8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는 총 107건이 진행됐는데 이 중 19건만 낙찰돼, 17.8%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전월(22.4%) 대비 4.6%포인트 하락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로 법원이 휴정한 기간을 제외하면 지지옥션이 집계를 시작한 2001년 1월 이래 21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2월(99.9%)을 제외하고 모두 100%를 넘겼다. 경매에 나온 대다수 아파트가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낙찰된 것이다. 그마저도 시세보다 저렴해 사람들이 몰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강화가 본격화되면서 경매시장도 꺾이기 시작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2월 97.3%로 떨어진 뒤 9월에는 89.7%로 90% 선이 무너졌다.
서울 강남·목동·흑석동 등 인기 지역에서도 응찰자가 없어 유찰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센트레빌1차 전용 114㎡(4층)는 지난 9월 감정가 21억원에 진행된 1차 경매에서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고, 이어 16억8000만원에 재입찰했지만, 응찰자가 없었다. 이 물건은 오는 22일 감정가 64% 수준인 13억4400만원에 다시 경매대에 오를 예정이다. 해당 물건의 현재 호가는 23억~25억원 수준이지만, 지난해 상반기 이후 거래가 끊겼다.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 7단지 전용 101㎡도 감정가 26억2000만원에서 두 차례 유찰돼, 12월에 16억7680만원으로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강남구 도곡동 현대아파트 전용 84㎡도 16억9000만원에 진행된 1차 경매에서 유찰돼 오는 22일 13억5200만원에 경매를 진행한다. 이는 3년 전인 2019년 하반기 매매가 수준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인 강남 일대의 경우 실거주 의무가 없는 경매 물건이 인기가 있어 그래도 한번 유찰되고 두 번째에 감정가의 90% 수준에서 낙찰되지만, 그 외 지역의 경우 두 차례 유찰도 흔해졌다”고 말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내년 중순 이후 올해 하락세를 반영한 물건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고, 금리 인상 여파에 못 견딘 ‘영끌족’의 물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업용 부동산의 거래도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빅데이터·AI 기반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분석한 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상업·업무용 빌딩과 상가·사무실을 합한 상업용 부동산 매매액은 2조7000억원이다. 작년 동월(7조1000억원) 대비 61.9% 줄었다.
상업·업무용 빌딩은 전년 동기 대비 66.5%, 상가·사무실은 50.1%까지 매매거래금액이 줄어든 것이라고 부동산플래닛은 밝혔다. 직전 달인 8월(5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51.8% 감소했다.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9월 상업용 부동산 매매량은 전체 부동산의 약 6.4%인 4024건으로 작년 동월(6965건) 대비 42.2% 줄었고, 올해 8월(5407건)보다는 25.6% 감소했다.
한은화·김원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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