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 싹…시즌 첫날부터 가을야구까지 1위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인천 상륙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창단 2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SSG는 8일 인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6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4-3으로 이겼다. SSG는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통산 다섯 번째 우승(2007·08·10·18년, 전신 SK 포함)을 거머쥐었다. MVP는 77표 중 42표를 받은 김강민에게 돌아갔다. 5차전 대타 끝내기 홈런 포함 타율 0.375(8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을 올린 김강민은 최고령 MVP(40세 1개월 26일) 기록도 함께 세웠다.
키움은 3회 초 임지열의 투런 홈런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3회 말 2사 2, 3루에서 1루수 전병우의 송구 실책이 나와 2-2 동점을 허용했다. 키움은 6회 이정후의 솔로포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SSG는 6회 말 김성현이 1사 2, 3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역전 2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SSG 선발 윌머 폰트는 7과 3분의 2이닝 3실점 호투를 펼쳐 승리를 따냈다. 전날 선발로 나선 김광현은 9회 1사에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마무리했다.
SSG는 2021시즌 개막을 불과 두 달 앞두고 SK 와이번스를 사들였다. 인수 금액은 프로야구 역대 최고인 1352억원. 통 큰 투자는 계속 이어졌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추신수를 역대 최고 연봉(27억원)으로 영입했다. 예비 FA(자유계약선수) 박종훈·한유섬·문승원과는 장기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엔 미국에서 뛰던 김광현까지 복귀시켰다. FA 역대 최대 규모(4년 총액 151억원)로 대우했다. 올해 구단 총 연봉은 227억원으로 2위 삼성 라이온즈(98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SSG는 개막 10연승을 질주했다. 추신수, 김강민, 고효준, 노경은 등 베테랑들이 여전한 기량을 뽐냈고, 중견수 최지훈과 유격수 박성한이 팀의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김광현과 폰트를 필두로 한 선발진도 빈틈없이 돌아갔다. 시즌 도중 영입한 숀 모리만도와 후안 라가레스도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줄곧 1위를 달렸지만 경쟁 팀들의 추격이 거셌다. 전반기 막바지 키움이 1.5경기까지 추격했고, 후반기엔 LG 트윈스가 맹렬하게 따라붙었다. 하지만 고비 때마다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12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었다. 개막부터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41년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다.
김원형 SSG 감독은 부임 첫 해 6위에 머물렀지만, 2년째를 맞아 한층 성숙한 리더십을 선보였다. 외유내강형 지도자인 김 감독은 승부욕을 억누르고 선수들이 편하게 뛸 수 있도록 배려했다.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코치들의 말에 먼저 귀를 기울였다. KS 2차전에서 대타 김강민 카드가 성공한 뒤 “내가 깜빡했는데, 조원우 코치가 귀띔했다. 우리 팀 코치들이 그렇다”며 공을 돌렸다. SSG 구단은 5차전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재계약을 발표해 김 감독에게 힘을 실었다.
SSG는 KS에서도 여러 차례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지고 있어도 뒤집을 수 있을 것 같았다”던 김강민의 말처럼 고비에 몰릴 때마다 거짓말처럼 흐름을 뒤집었다. 1차전 패배 후 2차전에서 이겼고, 5차전에선 4점 차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6차전에서도 역전승을 일궈냈다.
성적 뿐 아니라 마케팅과 흥행에서도 ‘1등’이었다. 유통업체답게 스타벅스를 비롯한 자체 브랜드와 연계한 마케팅으로 팬들을 끌어모았다. SSG는 인천 구단 최초로 관중 동원 1위에 올랐다. ‘야구단=지출’이란 공식을 깨뜨리며 한국형 프로야구 수익 모델을 제시했다.
인천=배영은·김효경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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