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주춤에 시장 `환호`…추세 전환은 `글쎄` [증시프리즘]
[한국경제TV 박찬휘 기자]
<앵커>
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박찬휘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오늘 우리 증시 어땠나요?
<기자>
네. 오늘 우리 증시는 미국 증시 상승에 힘입어 일제히 올랐습니다.
간밤 달러화 약세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이 무너지면서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는데요.
오늘 양 시장에서 개인만 홀로 9,000억 원 팔아치웠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700억 원, 5,200억 원 순매수했습니다.
한편 오늘 증시는 독특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증시가 상승 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흐름을 보면 등락이 엇갈린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미국 중간선거 결과 공화당의 승리가 점쳐지면서 공화당 관련주인 에너지, 헬스케어 업종이 강세를 보인 반면, 민주당 관련주인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업종은 상승폭이 저조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꾸준히 오르던 달러화가 갑자기 하락세로 돌아선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자>
네. 굳건할 것만 같았던 `킹달러`가 흔들리면서 원·달러 환율은 16원 하락한 1,380원 대로 내려왔습니다.
간밤 달러인덱스는 110.11까지 떨어졌는데요.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주된 요인은 이날 발표되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10일 발표되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를 앞두고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온 연준이 이번 물가지표를 확인 뒤에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그동안 약세를 보이며 달러화 강세의 재료가 됐던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큰 폭으로 반등한 점도 하락 요인으로 꼽힙니다.
그래프를 보면, 하락하던 파운드화는 지난 9월 27일 저점을 기점으로 반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반면 가파르게 오르던 달러인덱스는 9월 24일 최고점을 기록한 뒤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당시 유럽의 경기침체 우려가 파운드화를 끌어내렸는데, 이후 발표된 9월 유럽 주요국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며 상황이 역전됐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 중국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제로코로나 봉쇄 조치 완화 기대감이 커지는 점도 위험 선호 심리를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향후 원·달러 환율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네. 증권가에서는 달러화 강세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내년에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고 유럽중앙은행이 긴축 전환으로 양측의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 달러화가 꺾일 수 있다는 겁니다.
또한 일부 국가들이 경기침체 우려에 긴축 속도를 늦췄음에도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상승한 점 역시 달러화 약세 전망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긴축 속도 완화에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통화가치가 상승한 겁니다.
캐나다는 자이언트 스텝에서 빅스텝으로, 호주는 빅스텝에서 베이비스텝으로 돌아섰고, 브라질은 금리인상을 일시 중단했는데요.
실제로 캐나다 달러와 호주 달러, 브라질 헤알화는 반등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이 긴축 속도차로 발생한 금리 격차에 대해 전보다 둔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이 긴축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금리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다며, 이때는 달러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 장 특징주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삼성전자가 6만전자 안착에 성공했습니다.
네. 오늘 주목해볼 것은 바로 삼성전자입니다.
전날까지 6만전자 안착을 시도하던 삼성전자가 결국 오늘 2.6% 오르며 6만전자 회복에 성공했습니다.
간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거래일 내리 상승 행진을 보이면서 국내 반도체주도 투자 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된 점이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한달 간 삼성전자 매매동향을 보면 개인은 4,400억 원 가량 팔아치웠고 외국인은 5,000억 원 넘게 사들였습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4,200억 원 가량 순매수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기업을 집중 매수하는 이유를 살펴봤더니, 배경에는 중국이 있었습니다.
중국 당국의 제로코로나 정책과 시진핑 3연임 체제 출범으로 중국 증시 전망에 먹구름이 끼면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이른바 `차이나 런`이 발생했는데요.
특히 자금이 대부분 대만 TSMC를 비롯해 중국 반도체 관련주에서 빠져나온 것이기 때문에 반도체 강국인 한국이 대체 투자처로 수혜를 받은 겁니다.
실제로 총 운용규모가 987억 달러에 달하는 텍사스 교직원 퇴직연금은 최근 벤치마크를 `MSCI 신흥국 지수`에서 `MSCI 신흥국 지수`와 `중국 제외 신흥국 지수` 5대5 비중으로 변경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투자 비중이 중국은 35%에서 17%로 반으로 줄었고 한국은 11%에서 14%로 늘었습니다.
또한 국내 반도체 기업이 중국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고 환율을 고려했을 때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도가 중국 증시에 비해 더 높다는 점도 외국인 수급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앵커>
삼성전자 주주 수가 어느새 600만 명이 넘어섰습니다.
모두가 주가가 오르기를 바랄 텐데 향후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기대해봐도 좋을까요.
증권가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아쉽게도 주가 추가 상승을 전망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입니다.
반도체 수요 둔화로 재고가 생각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이유인데요.
이를 막기 위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량을 조절해야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은 재고가 쌓이고 있습니다.
결국 늘어난 재고로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커지게 되고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이익 추정치도 하향 조정되면서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 된다는 분석입니다.
현 밸류에이션만 놓고 본다면 지금 주가가 저평가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익 추정치가 내려가는 구간이기 때문에 지금 밸류에이션이 적당하다고 평가하기 이르다는 겁니다.
따라서 삼성전자 투자는 반도체 재고가 감소세로 돌아서기 전까지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증권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박찬휘 기자 pch8477@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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