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평균 32세 ‘젊은’ 도금공장…이재용 회장이 이곳을 찾은 이유

고석현 2022. 11. 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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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단의 중소 도금업체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했다. 이곳은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았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잇달아 중소·중견기업을 방문하며 ‘미래 동행’ 메시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8일 부산의 중소 도금업체 ‘동아플레이팅’을 찾아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회장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광주광역시에 있는 가전 협력회사를 찾은 데 이어, 이날은 삼성이 스마트 기술을 지원한 중소업체를 방문했다.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동아플레이팅은 1997년 설립돼 전기아연 표면 처리를 전문으로 한다. 고용노동부 선정 ‘이달의 기능한국인’ 여성 1호인 이오선 대표가 경영하고 있다.

도금업은 자동차·조선 등 국가 기간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초 산업이지만, 열악한 근무 환경 탓에 그간 청년 구직자로부터 외면받아왔다. 하지만 이 회사는 임직원 평균 나이가 32세인 ‘젊은 공장’이다. 소재·부품 등 뿌리 산업의 고령화 추세 속에서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일자리를 만들 수 있었던 건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의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이 회사를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센서를 적용한 자동화 시스템을 제안하고, 생산관리 시스템(MES)을 도입해 생산계획·실적, 설비현황, 재고 등 주요 현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화학물질 성분과 유효기간 등 데이터도 바코드화했다.

작업 환경이 바뀌자 생산성이 37% 높아졌다. 자재 투입부터 완성품이 나오는 데 걸리는 제조 리드 타임은 120분에서 90분으로 줄었고, 불량률도 77% 낮아졌다. 자연스럽게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청년들도 늘어났다. 이 회사 전체 직원 35명 중 70% 이상이 20~30대다. ‘도금은 힘든 3D 업종’이라는 편견을 깨고, 청년들이 찾는 공장으로 변신한 것이다.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은 삼성의 제조혁신 기술과 성공 노하우를 중소·중견기업에 나누는 대표적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프로그램이다. 동아플레이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우수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 회사는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스마트공장 우수기업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 회장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임직원에게 동반성장을 주문해왔다. 삼성은 이 회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최근 미래동행 CSR 프로그램을 ‘청소년교육’ ‘상생 협력’ 등 두 가지 주제로 재정비했다.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에 기여하고 장기간 지속 가능하며, 사회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가 기준이 됐다. 삼성은 산업계 지원을 위해 스마트공장 구축 외에도 스타트업과 신규창업을 돕는 ‘C랩’, 협력회사의 물품대금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물대펀드’ 등을 운영 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8일 부산 강서구 송정동의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MLCC 원료 제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앞줄 여섯째)이 부산 강서구 송정동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서버용 FCBGA 출하식에 참석했다. 사진 삼성전자


한편 이 회장은 이날 동아플레이팅 방문에 앞서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열린 서버용 반도체 패키지기판(FCBGA) 첫 출하식에 참석했다. 이 회장의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방문은 2020년 7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서버용 FCBGA는 고성능·고용량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패키지 기판으로, 국내 업체 중 삼성전기가 처음으로 양산을 시작했다. 명함 크기만 한 기판에 머리카락 굵기보다 미세한 6만 개 이상의 단자를 구현했고, 1㎜ 이하 얇은 기판에 수동 소자를 내장하는 수동부품 내장 기술(EPS)로 전력 소모를 기존보다 50%로 절감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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