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렇게 말했느냐" 언성 높인 김대기…文 풍산개 논란 설전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8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룟값이 아깝다고 (풍산개를) 반환하겠다고 했냐'는 질의에 "제가 그렇게 말했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문 전 대통령 측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아 키우던 풍산개를 정부에 반환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진 의원은 김 실장이 풍산개 반환 논란에 대한 대통령실 입장을 묻는 여당 의원들의 질의에 "(그 이유가) 사룟값인지는 뭐…제가 여기서 말씀드릴 성격도 아니고 제가 아는 분야도 아니고 그렇다"고 답변한 점을 문제 삼았다.
진 의원은 김 실장을 향해 "실장님, 풍산개 문제와 관련해서도 답변 똑바로 하세요. 문 대통령이 사룟값이 아깝다고 반환하겠다고 하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김 실장이 "제가 그렇게 말했습니까?"라고 되묻자 진 의원은 "얼버무리지 말고 똑바로 이야기하세요"라고 압박했고, 이에 김 실장은 언성을 높이며 "제가 그렇게 말했습니까? 그렇게 말을 안 했잖아요"라고 맞받았다.
진 의원이 "그 분야에 대해 전문가가 아니어서 말 못 한다,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았나"라고 재차 추궁하자 김 실장은 "하, 참… 제가 그렇게 말한 적 없어요. 저도 문 대통령 잘 알아요"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이 사안 관련해 대통령실 답변자로 나선 이관섭 국정기획수석과도 설전을 벌였다.
이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문 전 대통령이 대통령기록물인 풍산개들을 키우도록 양해해준 것'이란 진 의원의 설명에 동의하면서도, 윤 대통령 측이 위탁관리가 가능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주겠다는 약속을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대신 시행령에 '다른 곳을 정해 대통령기록물인 풍산개를 사육·보존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항을 삽입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진 의원은 "시행령은 언제 개정하나"라고 물었고, 이 수석이 "지금 다시 입법예고를 해야 한다"고 답하자 "아직도 안 하고 있나. 개정 의지가 없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 의원은 "(전직) 대통령이 대통령기록물(풍산개)을 다시 반환하겠다고 하는 게 파양이냐. 사룟값이 모자라서 파양하겠다고 누가 했나"라고 따지자, 이 수석은 "파양의 뜻은 문재인 대통령 측에서 전해온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 수석은 풍산개 반환을 두고 '파양'이라는 단어를 쓴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날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풍산개 반환을 '파양'이라고 표현한 기사를 언급하며, 이 수석에게 "기사가 잘못됐냐"고 물었다.
이에 이 수석은 "파양이란 단어를 쓴 건 신문 기사를 보고 쓴 것 같다"면서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 입장을 읽어보니 파양이란 단어는 없었다. 제가 부주의하게 신문 기사를 혼용해서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송 의원이 "파양이 아닌 것은 입양이 아니라는 뜻이냐, 지금 문 전 대통령이 관리하는 건 위탁관리 중이라는 의미냐"고 묻자, 이 수석은 "제가 파악하고 있기로는 대통령 기록관하고 문 전 대통령하고 위탁협약을 맺어서 위탁 협약 하에 관리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정확히 말씀드리면 전날 오전 8시쯤 대통령실 기록관장이 양산 비서실 측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면서 "그 내용인즉 사육 중인 세 마리 중 두 마리를 돌려보내겠으니 내일까지 처리됐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말씀하셨다고 한다. 말씀하신 거로 봐서 세 마리 중 두 마리는 기록물이니까 반환하고, 한 마리는 기록물이 아니니까 키우시겠다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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