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명품도, 엔데믹에 패션도…백화점 찾는 소비자

김유리 2022. 11. 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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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가 모두 호실적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도 3분기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에 따른 소비 심리 완화로 패션·스포츠·화장품 등 고마진 상품군이 매출 호조세를 나타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코로나19에 따른 명품 등 보복소비가 쏠렸던 백화점이 엔데믹 시대를 맞으면 실적이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으나, 세계적인 고물가 상황과 고환율 영향, 잔존한 코로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백화점 명품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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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양극화" 3분기 미소지은 백화점 3사
소비 둔화 우려·지난해 호실적 기저 부담에도
3사 영업익 전년 동기比 50% 이상 고성장
패션 등 고수익성 카테고리 수요 회복세 지속
백화점, 연말 효과+수익성 개선 기대 이어질 것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올해 3분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가 모두 호실적을 기록했다. 소비 둔화 우려와 지난해 '보복 소비'에 따른 호실적 기저 부담에도 대체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을 받아 들었다. 업계에선 소비 양극화에 따라 수요가 몰리고 있는 백화점이 4분기 뚜렷한 연말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고환율에 백화점 명품 수요는 여전하고, 떠오르는 '디자이너 브랜드' 입성 등으로 마진율이 높은 패션 카테고리도 강세를 보이면서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 발길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다.

◆百 3사 영업익 각각 1000억 전후 "고마진 패션이 끌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089억원, 매출액 768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0억원 이상 증가하면서 흑자전환했고, 매출액 역시 대비 17.3% 늘었다. 국내 백화점 호실적의 일등 공신은 패션 카테고리였다. 패션 상품군 매출 호조로 기존점 매출은 16.5% 증가했다.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해외 백화점 역시 지난해 코로나19로 임시 휴점한 영향이 기저로 반영되며 매출이 62.9% 늘었다. 매출 호조세로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301억원 개선, 흑자로 전환했다.

신세계백화점은 3분기 영업이익이 10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5% 증가했다. 매출액은 6096억원으로 19.8% 늘었다(광주, 대구, 대전 별도법인 포함). 역시 야외활동 증가로 패션 수요가 늘어난 점이 호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명품뿐 아니라 여성패션(31.7%), 남성패션(29.1%), 골프웨어(33.7%) 등 대중 장르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성장하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충족했다. 추석 명절 실적도 전년 대비 21.1% 늘며 외형 성장에 기여했다. 신세계백화점은 "3분기 신세계 강남점이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내놓은 영컨템포러리 전문관 등 차별화 콘텐츠가 매출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현대백화점도 3분기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에 따른 소비 심리 완화로 패션·스포츠·화장품 등 고마진 상품군이 매출 호조세를 나타냈다. 현대백화점의 3분기 별도 영업이익은 9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6% 늘었다. 이 기간 매출은 5607억원으로 13.2% 증가했다.

신세계 강남점 5층 W컨셉 매장에서 고객들이 의류를 둘러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8월 강남점 5층 영패션 전문관을 재단장해 총 14개 디자이너 브랜드 등을 선보였다(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백화점 소비자, 경기 영향 제한적…"연말 소비 기대 여전"

업계에서는 백화점의 이 같은 호실적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올 초까지만 해도 코로나19에 따른 명품 등 보복소비가 쏠렸던 백화점이 엔데믹 시대를 맞으면 실적이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으나, 세계적인 고물가 상황과 고환율 영향, 잔존한 코로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백화점 명품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올봄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지난 몇 년간 '원마일 웨어(집에서 1마일 반경 내에서 입을 수 있는 옷)'로 버티던 이들도 계절별로 새 옷 장만에 나서면서 마진율이 높은 패션 카테고리 고성장이 이어졌는데, 이 같은 움직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해외패션이 여전히 성장하는 가운데 신진 디자이너를 앞세운 국내패션 역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떠오르면서 관련 판매량이 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골프에 이어 테니스, 등산 등 야외 활동·스포츠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 역시 호실적 지속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백화점 실적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VIP 고객은 경기 영향이 제한적이어서, 내년에도 실적 호조세가 기대된다는 목소리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경기 침체, 소비 둔화 우려에도 백화점 실적은 양호하다"며 "올해 의류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2019년 대비 비중은 실적의 추가 상승 여력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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