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北에서 받은 풍산개 반납에…홍준표 "개 세 마리도 건사 못 하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게 받은 풍산개 곰이를 돌보는 모습./청와대 제공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게 받아 키우던 풍산개들을 정부에 반환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개 세 마리도 건사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5년이나 통치했는지"라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정은에 선물 받은 풍산개 세 마리가 이젠 쓸모가 없어졌나 보네요. 김정은 보듯 애지중지하더니"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룟값 등 나라가 관리비 안 준다고 이젠 못 키우겠다고 반납하느냐"며 "그러지 말고 북송시켜 김정은에게 보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은 키우는 개도 나라가 관리해 주나? 참 좋은 나라네요"라고 비꼬았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으로부터 풍산개 2마리 '곰이'와 '송강'을 받았다. 이후 문 전 대통령이 기르던 풍산개 '마루'와 '곰이' 사이에서 새끼 7마리가 태어났고 이 가운데 6마리는 입양 보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경남 양산 사저에서 남은 새끼 1마리 '다운'과 '곰이' '송강' 3마리를 길러 왔다.

그러나 문 전 대통령 측은 전날 곰이와 송강이를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북측으로부터 받은 풍산개가 법상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해 문 전 대통령이 키우려면 시행령 개정이 필요한데, 대통령실의 이의제기로 진척이 없었다는 것이 문 전 대통령 측 주장이다.

평산마을 비서실은 문 전 대통령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선례가 없는 일이고 명시적인 근거 규정도 없는 까닭에, 대통령기록관과 행정안전부(행안부)는 이른 시일 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명시적 근거 규정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며 "행안부는 지난 6월 17일 시행령 개정을 입법예고 했으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통령실의 이의제기로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 대통령기록관과 행안부의 입장과는 달리 대통령실에서는 풍산개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듯하다. 그렇다면 쿨하게 처리하면 그만"이라며 "대통령기록물의 관리위탁은 쌍방의 선의에 기초하는 것이므로 정부 측에서 싫거나 더 나은 관리방안을 마련하면 언제든지 위탁을 그만두면 된다. 정이 든 반려동물이어서 섭섭함이나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위탁관계의 해지를 거부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관련해 대통령실은 "대통령실이 반대하여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해당 시행령은 대통령기록관 소관으로서 행안부, 법제처 등 관련 부처가 협의 중일 뿐 시행령 개정이 완전히 무산된 것이 아니다"라며 "관계부처가 협의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로서 시행령 입안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풍산개를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한 것은 전적으로 문 전 대통령 측 판단일 뿐 현재의 대통령실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