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또 하나의 북한”에 윤미향 “철지난 종북몰이…소신 변함없어"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중단을 촉구했다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우리 내부의 북한’이라는 취지로 비판받은 윤미향 의원(무소속)이 8일 “전쟁 방지와 한반도 평화정책에 대한 소신은 변함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앞서 6일 정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대해 "SNS에 쓴 글을 삭제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당시 정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4개의 북한에 포위된 대한민국이 애처롭다”고 적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를 '또 다른 북한'으로 꼽으면서 "또 하나의 '북한'은 대한민국 안에 있다. 민주당에 있다가 지금은 무소속인 한 여성 국회의원이 SNS에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했다가 삭제했다"고 적었다.
이날 배포된 보도자료에서 윤 의원은 "한미연합공중훈련 기간 남과 북이 거의 즉각적으로 대응하면서 한반도의 평화는 어느 때보다 위협을 받았다. 마지막에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중 가장 많은 폭탄을 실을 수 있다는 B-1B까지 참가하여 긴장은 최고조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도래할 때마다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의 마음은 타들어 간다"며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이럴 때일수록 강 대 강을 외치며 국가의 안녕을 우발적 충돌이 고조되는 상태로 몰아넣을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며 고도의 외교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정 위원장을 겨냥해 "그러나 집권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자 국회부의장은 한반도 긴장의 장기화, 상시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복합적 외교와 전략을 모색하기는커녕 '북, 중, 러, 윤미향, 4개의 북한'을 운운하며 주변국에 대한 외교적 무례를 범하고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 위원장의) 일본에 대한 짝사랑에도 불구하고, 100년 전에도, 지금에도 국제 정세는 냉혹하다"며 "동북아 정세는 미, 일, 북, 중, 러 모두에 둘러쌓여 있다는 명확한 한계조건을 인식하고 그에 걸맞는 다자 외교정책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누구든 희생양을 찾아 공격을 가하며 색깔론을 덧씌우는 철 지난 종북몰이로는 폭풍같이 변화하고 있는 외교무대에서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다"며 "다시 한번 한반도에서 상대를 위협하는 모든 군사행동을 즉각 멈추고, 군사적 긴장 완화와 평화, 공존을 위해 대화를 시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일 윤 의원은 SNS에 자신의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면서 “한미 합동 공중 군사훈련(비질런트 스톰)을 당장 멈추라”고 썼다. 윤 의원은 해당 글에서 “일본, 미국 그 누구의 개입 없이 우리 스스로 우리 땅의 평화를 뺏기지 않기 위해 우리의 안보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시작한 ‘비질런트 스톰’은 이달 4일 끝날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지속된 도발에 한·미가 하루 연장을 결정해 이튿날인 5일에 종료됐다. 이번 훈련에는 우리 공군 F-35A, F-15K, KF-16 전투기, KC-330 공중급유기 등 140여대와 미군 F-35B 전투기, EA-18 전자전기, U-2 고공정찰기, KC-135 공중급유기 등 100여대를 포함해 총 240여대가 참여했다. 특히 미국의 '전략자산'으로 손꼽히는 B-1B 전략폭격기가 합류했다.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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