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김종학 등 한국 대표 작가 10인, 웨스트번드 아트페어 간다 [더 하이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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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대한 열기가 이렇게 뜨거웠던 적이 있을까. 지난 9월 열린 두 개의 굵직한 아트페어 프리즈·키아프 서울은 국내 미술계는 물론 샤넬, 생로랑, 브레게 등 많은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까지 합세해 예술을 대중에 다가가게 한 계기를 만들었다. 특히 페어를 통해 한국 작가와 작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중국 상하이 웨스트번드 아트페어서 열리는
한국 대표작가 10인의 그룹전 '컨투어리스'
이번엔 한국 작가의 외유다. 오는 11월 10일 김종학, 김근태, 이배, 김택상, 이수경, 정용국, 이소정, 손동현, 이은실, 박형진 등 국내 작가 10인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웨스트번드 아트페어 앤 디자인’에 참가한다. ‘컨투어리스(Contourless)’란 제목의 그룹전 형태다. 웨스트번드 아트페어 앤 디자인은 2014년 시작한 중국을 대표하는 아트페어다. 비행기 격납고를 개조한 웨스트번드 아트센터에서 열리는데, 지난해엔 ‘가고시안’ ‘하우저 앤 워스’ ‘리슨 갤러리’ 같은 국제적 명성의 갤러리를 포함해 131개의 갤러리·브랜드가 참가해 4000점 넘는 작품을 공개했다.
컨투어리스 그룹전의 기획은 손동현 작가와 노블레스 컬렉션이 함께 했다. 노블레스 컬렉션은 패션 매거진 ‘노블레스’와 예술 전문 잡지 ‘아트 나우’를 발간하는 노블레스미디어인터내셔날이 2016년 설립한 아트 플랫폼이다. 전시 기획과 함께 온·오프라인을 통한 전시 작가 홍보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등 갤러리와 미디어를 융합한 역할을 한다. 이번 아트페어에서는 기획 전시 외에도 브랜드 및 타 갤러리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 작가를 세계 시장에 알린다.
이번 전시는 해외 아트 페어 현장에서 한국 미술을 새로운 방향성으로 해석해 알린다는 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작가 손동현이 주축이 돼 ‘시도를 통해 과거의 성취를 자유롭게 다룬다’는 공통점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 보여준다. 또한 지금 한국 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다양한 세대의 한국 작가들이 작품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K-아트의 세계를 그려낸다.
전시 위치는 페어의 VIP 라운지로, 운영 기간은 11월 10~13일이다. 아트나우 차이나가 운영하는 아트 포럼이 열리는 포럼 라운지 바로 옆에 있어 많은 미술계 인사들이 방문할 예정. 올해의 포럼 프로그램은 여성 예술가와 아트컬렉션, 디지털 아트를 비롯해 마켓과 삶 속의 예술에 대한 주제로 구성됐다. 다음은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들.
김종학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종학 작가는 40대에 단색화 사조에 참여하지만, 스스로 이념적 구도에 갇히는 것을 견제하며 독자적 길을 걸었다. 귀국 후에는 모든 활동을 중단한 채 설악산에서 생활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세계관을 작품에 담고 있다. 단색화가 의도적으로 색을 절제하고 화풍을 배제한다면, 작가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자연의 색과 형태를 화폭에 담아낸다.
김근태
1990년대 초 김근태 작가는 경주의 사찰 유적을 여행하며 석탑과 불상, 도자기의 질감과 촉감에서 받은 영감을 그대로 캔버스에 옮기기 시작했다. 도자기를 빚는 과정과도 맞닿은 그의 대표작은 도공이 물레를 돌릴 때 생기는 흙 표면처럼 손길을 표현한 ‘결’ 시리즈와 분청사기에서 유약이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모습을 재현한 ‘숨’ 시리즈.
이배
작가로서 정체성을 찾고자 이배 작가는 ‘숯’이라는 상징적 재료를 통해 동양의 수묵 정신을 재해석한 회화와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대표작 ‘불로부터’는 숯 조각으로 화면을 빼곡히 채운 후 돌출된 표면을 평평하게 갈아내는 작업으로 시작한다. 드로잉 시리즈 ‘붓질’은 더욱 직관적으로 수묵 정신을 반영한다. 숯가루를 물에 개어 먹물을 만든 후 갈필로 그린 획의 붓 자국이 돋보인다.
김택상
작가는 미국 서남부 옐로스톤 공원 화산 분화구의 ‘물빛’에서 얻은 영감을 작품에 담아냈다. 실제로 작업실에 캔버스 천을 사용해 물 웅덩이를 만들고, 안료 물을 부어 작은 호수를 만들었다. 캔버스 표면에 안료 가루가 가라앉으면 고인 물을 따라내고 캔버스를 말렸다가 적시기를 반복해 깊이감 있는 다층의 색면을 만들어냈다. 화폭에선 마치 물안개가 피어난 수면에 비친 여명 같은 ‘색빛’이 난다.
이수경
작가 이수경은 조각, 설치, 영상, 회화, 드로잉,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전통 소재를 현대적 조형 감각으로 해석한다. 대표작인 ‘번역된 도자기’ 연작은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깨지고 버려진 파편에 새 생명을 부여한 작품. 도자기는 파편이 되는 순간 본래 의미와 정체성을 상실해 쓸모없는 존재가 되지만, 작가는 이를 이어 붙이고 금(crack)을 금(gold)으로 덮어 콜라주 조각을 만들어 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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