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기다려도 못볼 우주쇼" 오늘밤 붉은달이 천왕성 가린다

박해리, 김하나 2022. 11. 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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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지구 그림자에 가려진 달이 다시 천왕성을 가리는 신비한 우주쇼가 펼쳐진다. 이런 현상을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8일 과학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16분 12초 달이 지구의 본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이 시작된다. 이후 46분 이상 월식이 진행되며 최장 오후 8시 41분까지 지속할 전망이다.

국립과천과학관은 "개기월식과 천왕성 엄폐(occultation) 동시 발생이 오는 8일 저녁 시간에 우리나라 전역에서 관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엄폐는 천문학에서 멀리 있는 천체가 가까이 있는 천체에 의해 가려지는 현상을 일컬으며, '천왕성 엄폐'는 달이 천왕성을 가리는 것이다. 사진은 2018년 개기월식 진행사진. 사진 국립과천과학관


개기월식 시작인 오후 7시 16분부터 8시 41분까지 약 85분 동안은 지구 대기를 통과한 태양 빛 때문에 평소보다 어둡고 붉은 ‘블러드 문’을 볼 수 있다. 달이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 전후로는 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부분적으로 가려지는 부분식이 관측된다.

특히 이번 개기월식 때는 ‘천왕성 엄폐’ 현상이 동시에 나타난다. 달과 같이 지구와 가까이 있는 천체의 뒷면에 멀리 있는 천체가 위치해 가려져 안 보이는 현상을 ‘엄폐’라고 한다. 개기월식이 진행되는 오후 8시 23분경 천왕성이 달 뒤로 숨었다가 오후 9시 26분쯤 다시 나타난다. 개기월식 현상은 아시아와 호주, 아메리카, 태평양에서 관측할 수 있지만 천왕성 엄폐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건 동아시아가 유일하다.

지구 그림자가 달을 가리는 개기월식은 지난해 5월 26일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달이 천왕성을 가리는 천왕성 엄폐의 경우 2015년 1월 25일 이후 약 7년 반 만에 일어난다. 월식과 행성 엄폐가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은 매우 드물게 일어난다. 지난 200년 사이 지구에서 관측된 월식과 행성 엄폐의 동시 발생은 단 4회에 불과했다.

천왕성 엄폐는 지구 그림자 속으로 달이 들어가는 월식이 진행되는 동안 천왕성이 달 뒤로 숨었다가 나타나는 보기 드문 현상이다. 사진은 8일 개기일식과 천왕성 엄폐 현상 진행도. 그래픽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다음 개기월식은 2025년 9월 8일, 다음 천왕성 엄폐는 2068년 2월 27일 국내에서도 각각 관측할 수 있다. 2098년에는 개기월식과 천왕성 엄폐가, 2136년 3월 18일에는 부분월식과 천왕성 엄폐가 예상되지만 두 차례 모두 국내에서는 관측할 수 없다.

조재일 국립과천과학관 천문우주팀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현상이 동시에 관측된 적은 과거에 한 번도 없었다”며 “앞으로도 약 1000년 동안 이런 두 천문 쇼를 볼 수 있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개기월식은 맨눈으로도 관측할 수 있다. 월출 직후에 시작되기 때문에 동쪽이 트인 곳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천왕성은 맨눈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천체 망원경을 사용해야 한다. 희귀한 현상이 일어나는 만큼 전국의 국립과천과학관, 김해천문대, 좌구산천문대, 제주별빛누리공원 등에서는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관측 행사를 연다. 과천과학관에서는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한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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