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 딛고 그라운드 복귀, 월드컵 출전 기적 쓴 덴마크 에릭센
심장마비를 딛고 그라운드에 복귀한 덴마크 국가대표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022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한다.
에릭센은 7일 덴마크축구협회가 발표한 카타르월드컵 최종 엔트리 21명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에릭센은 심장 수술을 심장 수술을 받은 지 약 1년 반 만에 월드컵에 나가는 기적을 썼다. 데일리 메일 등 영국 언론은 "에릭센의 월드컵 출전은 기적"이라며 앞다퉈 보도했다. 데일리 메일은 "18개월 전 거의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에릭센이 기적같이 귀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격형 미드필더인 에릭센은 A매치(국가대항전) 117경기를 소화한 백전노장"이라면서 "카타르월드컵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6월 2020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20) 조별리그 핀란드와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병원으로 후송돼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았다. 심장 제세동기 사용을 금지한 규정 때문에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뛸 수 없게 된 에릭센은 당시 소속팀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지난해 12월 계약이 해지됐다. 이후 유럽 정상급 미드필더였던 에릭센의 축구 인생은 끝난 것처럼 보였다. 월드컵 출전이 목표였던 에릭센은 불굴의 의지를 발휘했다. 병상에서 일어난 직후부터 개인 훈련하며 회복과 복귀를 준비했다. 하지만 심장 문제를 겪은 선수를 선뜻 영입하려는 구단은 없었다. 홀로 훈련하는 기간이 길어졌다.
방황하던 에렉센에게 지난 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퍼드의 토마스 프랑크 감독이 손을 내밀었다. 프랑크 감독은 에릭센의 덴마크 17세 이하(U-17) 대표팀 시절 은사다. 에릭센은 브렌트퍼드와 2021~22시즌 종료까지 계약했다. 지난 3월 심장 마비를 겪은 지 9개월 만에 그라운드에 다시 섰다. 경기력을 끌어올린 그는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덴마크 대표팀에도 복귀했다. 실력을 검증받은 그는 시즌 직후인 지난 7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3년 계약을 했다. 올 시즌 2022~23시즌도 맨유의 일원으로 맹활약 중이다. 데일리 메일은 "현재 에릭센은 좋은 컨디션을 유지 중이다. 매주 프리미어리그에서 멋진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에릭센 외에도 손흥민과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한솥밥을 먹는 미드필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골키퍼 카스페르 슈마이켈(니스), 수비수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리즈 유나이티드) 등도 덴마크의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각국 대표팀은 카타르 월드컵에 26명의 엔트리를 꾸려 출전할 수 있지만, 카스페르 휼만트 덴마크 대표팀 감독은 21명만 우선 선발했다. 남은 5명 명단은 월드컵 전 유럽 리그 마지막 경기들이 끝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휼만트 감독은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며 "남은 5개의 자리를 놓고 10명, 12명의 선수가 경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타르 월드컵은 20일 개막한다. 최종 엔트리는 13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D조에 속한 덴마크는 22일 오후 10시 튀니지와 1차전을 치르고, 27일 프랑스, 11월 1일 호주와 맞붙는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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