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x 아시아] "디지털치료, 제2의 물결 온다… 개인화 치료 가능해질 것"
세계 최대 DTx 행사 'DTx 이스트' 자매행사
한국이 DTx 글로벌 허브 계기 기대
"의료비용 감소·기존 요법의 미충족 수요 해결 기대"
"아시아에 심각한 의료 불평등, DTx가 해결책 될 것"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국내에서도 올해 안으로 '1호 승인 디지털치료제(DTx)'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등 DTx에 대한 관심이 국내에서도 고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아시아 지역 내 처음으로 열리는 DTx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는 행사가 서울에서 개최됐다.
8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에서는 '제1회 DTx 아시아(Asia)'가 개최됐다. 8~9일 이틀간 열리는 DTx 아시아는 미국 동부를 중심으로 매년 열리는 세계 최대 DTx 행사인 'DTx 이스트(East)'의 아시아 지역 자매 행사로 올해 최초로 진행된다. 이외에도 미 서부를 중심으로 하는 'DTx 웨스트(West)'와 'DTx 유럽(Europe)' 등이 매년 열리고 있다.
DTx 아시아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DTx의 정립(Establishing Digital Therapeutics in the APAC Markets)'을 주제로 정했다. 당초 첫 DTx 아시아는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후 서울로 장소가 변경됐다.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DTx 산업에서 아시아의 허브로 한국이 자리 잡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주최사인 그레이그린의 크리스토퍼 고이 상무는 "한국의 DTx에 대한 대규모 예산 배정과 최근의 디지털 헬스 급여화 계획에 따라 서울로 장소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의 의장은 김주영 세계디지털치료제협회(DTA) 아시아태평양 워킹그룹 공동 의장(웰트 미국 법인장)과 아비셰크 샤(Abhishek Shah) 웰시 테라퓨틱스 최고경영자(CEO)가 맡아 진행한다. 김주영 의장은 개회사에서 "2020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DTx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연내에 DTx 급여화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DTx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를 제시했다.
디지털 치료, 제2의 물결… 개별적 예측 치료 가능해질 것
첫날 기조 토론에서는 김주영 의장과 아비셰크 샤 CEO와 함께 메건 코더(Megan Coder) DTA 정책부사장(CPO), 사라 잭슨(Sarah Jackson) 클릭 테라퓨틱스 디렉터 등 세계 DTx 분야 리더들이 모여 DTx의 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기 위한 토론을 진행헀다.
김 의장은 "디지털 치료의 제1의 물결은 모두를 위한 표준 치료법을 제시했다면 이제는 제2의 물결이 오고 있다"며 "환자 개개인의 데이터를 통해 개인화된 개별적 예측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동시에 "확장성 측면에서 해외 진출 과정에서 언어와 문화의 맥락상 변화에 대해서도 신경 써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코더 CPO는 "약대에서 공부하던 때만 하더라도 소프트웨어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이는 없었다"며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가 환자에게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DTx의 규제 진입과 상용화를 위해서는 DTx를 명확히 정의하고 분류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잭슨 디렉터는 "특정 질병의 치료를 위해 적은 치료 비용을 지출할 수 있다"며 DTx의 강점을 설명하는 한편 "전통 의약품을 DTx로 전환하는 등 DTx 분야의 생태계가 여전히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샤 CEO도 "많은 DTx들이 현재 전통적 치료법과 병용되는 과정을 통해 확장에 나서고 있다"며 "이를 통해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 불평등 심한 아시아, DTx 시장 확장에는 최적
이어진 두 번째 기조 토론에서는 김 의장의 진행을 통해 크리스토퍼 와스덴 트윌(Twill) 최고전략책임자(CSO), 루이스 파예(Louis Payet) 쥴릭 파마 인수합병(M&A) 부문장, 아르빈더 신갈(Arbinder Singal) 피터플라이 CEO, 첸 카이셴 시노코어 CEO 등이 아시아 지역 내 DTx의 확장 가능성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쳰 CEO는 DTx의 현재를 '붐(boom)'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코로나19 유행 과정에서 환자와 의사가 디지털을 통해 연결됐고, 이를 통한 임상적 이점을 확인했다"며 "이를 계기로 자본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기술적으로 유망한 회사에 대한 관심이 많이 쏠리고 있다"고도 말했다.
신갈 CEO는 이를 '미래'라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 이용 활성화, 환자 모니터링의 중요성 대두, 신진대사 관련 질환 환자 급증 등 인도의 상황을 언급하면서 "이 같은 상황을 조합한다면 모바일 기술의 채택은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환자는 스스로 치료에 참여할 수 있게 되고, 의사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만큼 DTx가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파예 부문장은 "DTx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의료 접근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이렇게 본다면 아시아에서만 약 7000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을 가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DTx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는 서로 다른 국가별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입을 모았다. 와스덴 CSO는 "나라마다 의료 시스템의 모습, 메커니즘, 인프라 등이 모두 다 다르다"며 "해외 진출은 파트너와 함께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파예 부문장 역시 "한국과 일본은 비행기로 1시간 반 남짓 걸리는 데도 완전히 다른 의료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은 차이점을 고려하는 가운데 미국, 유럽 등 거대 시장에서도 파트너를 찾아 진출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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