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미분양 공포 안고 분양 계획해야 하는 현실

김혜민 2022. 11. 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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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초 인천 부평두산위브더파크의 무순위청약이 있었다.

청약에 당첨되고도 계약하지 않은 미계약 4가구를 위한 청약이었는데, 이 청약에 무려 4만7626개의 통장이 몰렸고 경쟁률은 1만1900대 1이라는 로또급 경쟁률을 선사했다.

이후 정부는 무순위 청약에 대한 과도한 경쟁률을 우려하며 당해 지역에서만 무순위청약이 가능하도록 조치했고, 이후부터는 무순위청약이 과거와 같은 수백~수천 대1의 경쟁률을 확보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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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초 인천 부평두산위브더파크의 무순위청약이 있었다. 청약에 당첨되고도 계약하지 않은 미계약 4가구를 위한 청약이었는데, 이 청약에 무려 4만7626개의 통장이 몰렸고 경쟁률은 1만1900대 1이라는 로또급 경쟁률을 선사했다. 무순위 청약 광풍이 한국을 지배하던 시기였다.

이후 정부는 무순위 청약에 대한 과도한 경쟁률을 우려하며 당해 지역에서만 무순위청약이 가능하도록 조치했고, 이후부터는 무순위청약이 과거와 같은 수백~수천 대1의 경쟁률을 확보하기 어렵게 됐다.

그리고 2021년 11월, 전국 1만4000호이던 미분양은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해 올해 8월 기준 3만4000호까지 쉬지 않고 증가했다. 금융위기 시절의 최대 미분양인 16만호 대비 아직은 상당한 여유가 있는 모양새지만, 최근 미분양에 대한 공포가 부동산 시장에 다시 드리우고 있는 분위기다.

올해 9월 안양 인덕원자이SK VIEW가 분양을 했다. 청약 경쟁률이 평균 30대 1을 넘을 정도로 인기리에 청약이 마감됐으나,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미계약자가 전체 공급물량의 56%인 508가구에 육박했다. 의왕시 같은 투기과열지역에서의 당첨 포기는 10년간 재당첨 금지라는 매우 크리티컬한 규정을 적용받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한 것이다. 이후 무순위청약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결과가 좋지 못하다. 해당 시인 의왕시에서만 청약 신청을 받기 때문이다. 물론 광역으로 확대한다면 풀리긴 하겠지만 장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 사례는 분양시장의 냉각을 가장 잘 드러내 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청약열기가 급속히 식은 것에 대해 원인을 찾자면 당장은 최근의 주택경기가 매우 빠른 속도로 냉각되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최근 들어 주택 매매거래가 사상 최대 수준의 하락 속도를 보이는 만큼, 현재의 가격보다 내일의 가격이 더 낮아질 거라는 예상이 시장의 매수수요를 없애고 볼 수 있다. 매매수급지수로 확인되는 지표도 그렇고, 거래 지표도 그렇고, 대출통계도 그렇고,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뿐 아니라 정성지표 역시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봐야 할 정도다. 그런 급격한 변화가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보이던 청약 단지를, 절반 넘게 계약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관건은 인덕원자이SKVIEW의 사례만이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향후 분양을 대기 중인 단지들은 이런 미분양 우려, 나아가 미분양 공포 속에서 분양을 계획해야 한다는 것이 경제의 부담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8~2011년을 거치면서 미분양 증가 시 파생되는 부동산PF 문제, 또 그로 인한 부실 금융기관 및 건설사·시행사 등의 부실화 문제를 경험한 바 있다. 2008년 당시 100대 건설사 중 30개 넘는 기업이 법정관리 등의 절차로 내몰렸고, 이를 극복하는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3년 시작한 박근혜 정부가 첫 부동산 정책을 활성화 대책으로 내면서 미착공 부동산 PF리스크 해소를 위해 공급축소와 수요 촉진, 대출 확대 정책 등을 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런 아픈 과거를 알고 있는 시장참여자들은 최근의 부동산 시장 냉각과 청약시장 위축에 대해서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결국은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심리가 시장에 퍼져야만 할 텐데, 당분간 그럴 근거를 찾기가 어려운 시기를 지내야 할 것 같다. 상황이 심각해진다면 청약제도에서도 개선책을 내놓을 텐데, 너무 늦지 않기만을 바란다.

채상욱 포컴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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