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승의 역사 속 장소 이야기⑥] 독립문 깃대에 담긴 독립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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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11월 21일 서재필 등 독립협회의 주도로 독립문 건립이 시작되었다.
독립문의 건립 위치는 영은문과 모화관이 자리하고 있던 곳으로 결정되었다.
서재필 등이 주장하는 독립이라는 표현 자체가 청의 속국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 맞춰 서재필 등 독립협회는 독립문을 건립하고 그 인근에 독립공원을 조성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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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11월 21일 서재필 등 독립협회의 주도로 독립문 건립이 시작되었다. 독립문의 건립 위치는 영은문과 모화관이 자리하고 있던 곳으로 결정되었다. 어찌 보면 당시 이러한 위치 선정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 서재필 등이 주장하는 독립이라는 표현 자체가 청의 속국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 맞춰 서재필 등 독립협회는 독립문을 건립하고 그 인근에 독립공원을 조성하고자 하였다.
영은문은 중국의 사신을 맞이하기 위한 관문이었다. 조선과 중국 간의 사신 왕래는 주로 육로로 이뤄졌다. 중국 사신이 의주를 통해 조선에 들어온 후에 개성을 거쳐 한양에 들어오는 여정 중에 가장 마지막 관문이 홍제원이었다. 중국 사신은 홍제원에서 옷을 갈아입고 휴식을 취한 후에 무악재를 넘었다. 중국 사신이 무악재를 넘어 바라보이는 곳에 영은문이 있었고, 중국 사신을 맞이하는 이들이 마중 나온 곳이기도 하였다. 중국 사신이 모화관에 도착하면 환영 잔치가 베풀어졌다.
영은문과 모화관은 중국과 조선 간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었다. 때에 따라서는 조선 국왕이 직접 영은문까지 나아가 중국 사신을 맞이하기도 하였다. 국가 간의 외교에서 의전이라는 것이 상호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틀이라는 점에서 중국이 우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조선이 독립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관계를 청산하는 것이 중요하였다. 그러한 측면에서 영은문을 철거하는 것은 상징적이었다. 청일전쟁 과정에서 조선 정부는 모화관은 독립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영은문은 철거를 추진하였다. 1895년 2월 영은문 주초를 제외하고 철거하였다. 그리고 그 앞에 독립문을 건립하였다. 독립문은 프랑스 파리의 에투알 개선문(L' Arc de triomphe de l' Etoile)을 본떠 만들었다. 독립문의 공사 감독은 배재학당 등의 건축에 참여한 심의석이 담당하였다. 심의석은 이후 원구단과 손탁호텔, 덕수궁 내의 석조전 등도 지었다.
독립문은 금화터널과 사직터널을 잇는 성산대로와 지하철 3호선을 건설하면서 현재 위치로 이전하였다. 독립문이 있던 자리에는 현재 독립문지 동판만을 땅속에 남겨두고 원형 무쇠 뚜껑으로 덮었다.
독립문은 서울을 향한 정면 현판에는 한글로, 무악재에서 바라보면 한자로 “독립문” 현판을 새겨넣고 그 좌·우측에 태극기를 넣었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독립문을 건립하던 당시에는 지붕에는 태극기를 게양하던 깃대가 있었다. 강제 병합 이후 더 이상 이 깃대에 태극기가 걸리는 것은 볼 수 없게 되었고, 지붕의 깃대 역시 사라졌다. 국가의 상징으로서 태극기가 의미하는 것은 독립문의 건립 의도와 제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신효승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soothhistory@nah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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