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씨네] 김빠진 콜라 같은 ‘데시벨’ … 미덕은 잘생긴 ‘김·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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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빠진 테러 영화를 많이 봐서일까.
배우 차은우·이종석·김래원 등 잘생긴 남성 배우들이 해군으로 출연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정도가 미덕으로 기억될 영화 '데시벨'이다.
극 초반, 도영이 테러범에게 맞서는 동기가 선뜻 납득되지 않는 건 영화적 허용으로 가능하다고 쳐도 문제는 폭탄이다.
차은우의 얼굴로 문을 여는 영화의 미덕은 잘생긴 배우들의 활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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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잘 빠진 테러 영화를 많이 봐서일까. 올드하다. 개연성이 부족하니 김빠진 콜라처럼 맥이 빠진다. 신선한 소재도 영리하게 활용하지 못해 매력적이지 않다. 배우 차은우·이종석·김래원 등 잘생긴 남성 배우들이 해군으로 출연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정도가 미덕으로 기억될 영화 '데시벨'이다.
7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용산CGV에서 언론시사회에서 '데시벨'(감독 황인호)을 공개했다. 배우 김래원이 전직 해군 부함장 강도영으로 중심을 잡고 이종석이 해군 대위 출신 폭탄 설계자로 맞선다. 정상훈이 우연히 김래원과 사건에 휘말리는 기자로 분하고, 차은우·박병은·이상희 등이 출연한다.
해군 잠수함 한라함은 림팩 훈련을 마치고 복귀한다. 깊은 물 속을 가로지르던 잠수함에 탑승한 승조원들의 얼굴은 밝기만 하다. 끈끈한 우정을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데 갑자기 알 수 없는 어뢰가 발사돼 한라함을 향한다. 강도영은 어떻게든 어뢰를 피하고 승조원들을 구하기 위해 필사의 작전을 펼친다.
1년이 지났다. 강도영은 위기에서 빛나는 리더십으로 승조원들을 살린 영웅으로 주목받는다. 어느 날, 그에게 걸려 온 의문의 전화 한 통. 수화기 너머 시한폭탄을 설치했다는 말에 잘못 걸려 온 전화라고 생각하고 끊는다. 그때 잠수함에서 살아온 장교의 단독 주택이 폭탄 테러로 폭발했다는 뉴스가 나온다. 충격에 휩싸인 도영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 온다.
"소음이 커지면 터집니다. 다음 타깃은 축구 경기장이에요." 도영은 경기장으로 내달린다. 도심 한복판 이곳저곳 특수 폭탄의 위협은 계속된다.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지던 도영은 테러를 설계한 자가 누구인지 실체를 쫓는다.
영화는 소음이 일정 데시벨(소리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을 넘으면 제한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거나 폭발하는 소음 반응 폭탄을 소재로 삼았다. 폭탄이 축구 경기장, 워터파크 등 도심에 설치됐다는 설정은 쉽게 몰입하게 해 신선하다. 사람들이 몰린 장소에서 소음에 반응하는 설정이 긴장감을 더하는 것. 하지만 활용은 아쉽다. 극 초반, 도영이 테러범에게 맞서는 동기가 선뜻 납득되지 않는 건 영화적 허용으로 가능하다고 쳐도 문제는 폭탄이다. 폭탄의 존재감이 부족하다. 소음 반응 폭탄의 위력이 강력하지 않아, 궁지에 몰린 주인공이 필사적으로 테러를 막아야 하는 이유를 설득하기엔 헐겁다. 폭탄이 터지는 상황도 딱히 긴장감 있게 그려지지 않는다.
등장인물의 활용도 아쉽다. 인물 설명을 축약하고 빠르게 넘어간 전개는 납득이 가능하나, 딱히 등장하지 않아도 극에 무리 없는 몇몇 캐릭터는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 후반 비밀이 드러나면서 인물 간의 이해관계가 밝혀지는 장면도 약하다. 관객을 작정하고 울리려는 감독의 의도가 노골적이면 거부감을 부르는데 '데시벨'이 그렇다. 소리를 소재로 다룬 영화. 청각적 재미와 만족을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그 기대는 접어두시길. 음향의 퀄리티가 좋지 않다. 대사 전달과 편집 등 완성도 면에서도 아쉽다.
차은우의 얼굴로 문을 여는 영화의 미덕은 잘생긴 배우들의 활용이다. 이종석·김래원 등이 해군으로 분해 대부분 정복을 입고 액션, 감정 연기를 소화한다. 그들의 팬이라면 만족할 만한 영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석·차은우의 해사한 투샷과, 군복 차림으로 펼치는 김래원의 고군분투 액션이 다 했다. 러닝타임 110분. 12세 이상 관람가. 11월 16일 개봉.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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