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인공지능 : 인간을 위한 발명, 인간을 위한 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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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빅데이터를 학습하며 날로 똑똑해지는 인공지능(AI)은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 대신 발명하고 창작하는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현재 WIPO나 각국 정부, 학계에서 AI의 발명과 창작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것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단순한 위기감 때문은 아닐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인간에 의한 발명과 창작'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 기존 지식재산 법체계를 '인간을 위한 발명과 창작'이라는 관점을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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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빅데이터를 학습하며 날로 똑똑해지는 인공지능(AI)은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 대신 발명하고 창작하는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AI의 창작물을 지식 재산으로 인정할 것이냐는 논란 역시 심화하고 있다.
AI ‘다버스’가 발명한 두가지 발명, 프랙털 구조로 설계된 음식·음료 용기, 주의를 잘 끄는 램프 장치와 그 방법이 2019년 이후 각국 특허청에 출원됐다. 다버스의 발명자는 스티븐 탈러 박사이고, 그의 법률대리인은 서리 대학 교수인 라이언 애봇이다.
2015년 예일대에서 개발된 ‘쿨리타’는 바흐의 코랄 작품들을 학습했다. 쿨리타가 작곡한 곡을 감상한 100명의 학생들은 그것이 기계의 작품이란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2016년 소니컴퓨터과학연구소의 ‘플로우 머신스’가 작곡한 ‘아빠의 차(Daddy’s Car)’는 영락없는 비틀즈 스타일의 곡이었다. 비틀즈의 곡들을 학습했다.
같은 해 룩셈부르크의 에이바테크놀로지스는 심층신경망을 활용한 ‘에이바’를 개발했다. 에이바는 프랑스 음악저작권협회에 작곡가로 등록되었다. 2017년12월 엔비디아의 AI컨퍼런스에 15명의 연주자들이 초청돼 존 윌리엄스의 스타워즈 테마로 작곡된 클래식곡을 연주했는데 작곡가는 엔비디아의 타이탄V 그래픽카드를 장착한 에이바였다.
자연어로 그림의 내용을 입력하면 그림을 그려주는 텍스트투이미지 방식의 AI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픈AI의 ‘달리’가 대표적이다. 올해 코스모폴리탄 6월호 표지는 AI 달리2가 20초만에 그린 그림이 장식했다. 화성 표면을 걷고 있는 강인한 여성 우주비행사를 그린 고품질의 디지털 아트다.
다버스가 발명한 특허 출원에 대해 대해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등의 특허청과 법원은 자연인만 발명자 적격성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호주 연방법원 1심은 AI가 발명자가 될 수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주 연방법원은 항소심에서 인간만이 발명자라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1988년의 영국 저작권법은 ‘컴퓨터에 의해 생성된’ 저작물에 대해 창작에 필요한 조정을 한 사람을 저작자로 규정하고 있다. 달리에게 텍스트를 입력하는 정도의 기여가 이러한 ‘조정’에 해당할 것인지는 의문이 있다. 우리나라 저작권법도 명문상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저작물로 규정했으니 순수한 AI의 창작물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 WIPO나 각국 정부, 학계에서 AI의 발명과 창작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것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단순한 위기감 때문은 아닐 것이다. 이들의 등장이 지식재산의 기본적인 법원칙들, 즉 원칙적으로 인간만이 발명을 할 수있고, 발명자가 특허권을 가지고, 인간만이 저작물을 창작할 수 있고, 창작자가 저작권을 가진다는 특허법과 저작권법 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식재산이 궁극적으로 인간을 위한 수단이라는 전제에서 법체계의 재정립 노력이 불가피하다. 장기적으로는 ‘인간에 의한 발명과 창작’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 기존 지식재산 법체계를 ‘인간을 위한 발명과 창작’이라는 관점을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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