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뒤늦게 콜옵션 행사…타 보험사도 예정대로

이창환 2022. 11. 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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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이 9일로 예정된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했다.

흥국생명이 콜옵션 행사를 연기하면서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급하게 결정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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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가격도 회복"
"어느 정도 외화채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
흥국생명 서울 종로구 본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황윤주 기자] 흥국생명이 9일로 예정된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했다. 흥국생명이 콜옵션 행사를 연기하면서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급하게 결정을 바꿨다. 시장에서는 흥국생명의 콜옵션 행사로 금융시장 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흥국생명은 "2017년 11월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 회사는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으로 자금조달이 힘들어지자 해외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를 지난 1일 연기한 바 있다. 이같은 결정이 알려지면서 해외 채권시장에서 국내 회사 발행 외화표시 채권의 가격이 급락하는 등 한국물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했다.

한국 채권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해외 자금 조달이 크게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자 금융당국이 나서서 흥국생명의 콜옵션 행사를 독려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3일 생명보험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흥국생명에 대한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타 금융사를 통한 자금지원이 논의됐다. 흥국생명은 자체자금과 대주주인 태광그룹의 자금지원, 시중은행들을 상대로 한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 타보험사 대출 등을 통해 5억달러를 마련할 계획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일단 자체자금을 최대한 끌어모은 다음에 타사를 상대로 RP발행이나 대출 등을 통해 나머지 금액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흥국생명의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봤다. 급격하게 하락했던 한국 기업들의 외화표시 채권 가격이 반등하고 국내 기업들의 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심리도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흥국생명 콜옵션 미이행으로 덩달아 약세를 보였던 은행과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가격이 어제 이후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어느 정도 외화채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들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흥국생명에 이어 DB생명도 내년 5월로 연기한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를 예정대로 이달 13일에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생명과 KDB생명 등 내년 상반기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를 앞둔 회사들도 예정대로 콜옵션을 행사할 계획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흥국생명 사태로 인해 다른 보험사들이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미행사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흥국생명이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하면서 불안했던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시점이 조만간 돌아오는 보험사들의 미행사 가능성이 줄었다는 점에서 채권시장의 신뢰 회복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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