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피습' 펠로시 "어떻게 해야 기분 나아지냐고? 투표하라"
미국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남편 폴 펠로시의 둔기 피습과 관련한 소회를 밝혔다.
사건 이후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선 펠로시 의장은 이날 CNN에 출연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앞서 펠로시 의장의 남편은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자택에서 펠로시 의장을 노린 40대 남성에게 둔기로 공격을 당해 두개골과 팔에 골절상을 입고 긴급 수술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펠로시 의장은 워싱턴DC 아파트에서 잠에 들었다가 새벽 5시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깼다면서 "새벽 5시인 것을 보고 집을 잘못 찾은 줄 알았다"며 "그러나 계속 문을 두드렸고 문으로 뛰어나가 경찰을 보고 겁에 질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경찰이 '할 말이 있어서 들어가겠다'고 했다"며 "아이들과 손자들이 떠올랐고, 남편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사건이 중간선거 이후 자신의 정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권력서열 3위이자 입법부 내에서 확실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펠로시 의장은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할 경우 은퇴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결과적으로 미중 갈등에 한층 불을 지핀, 그의 지난 8월 대만 방문 역시 정계 은퇴를 염두에 둔 마지막 정치적 행보의 측면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펠로시 의장은 '민주당이 패배한다면 정계 은퇴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결정은 앞으로 1~2주 내에 발생할 일들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그는 '당신의 결정에 피습 사건이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거듭 확인했다.
펠로시 의장은 앞서 지난 4일 피습 사건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서 중간선거 투표를 독려한 바 있다.
펠로시 의장은 샌프란시스코 지역 시민 활동가들과의 회합에서 "사람들은 내게 '어떻게 해야 기분이 나아지겠냐'고 묻는데, '투표하라'고 답하고 싶다"며 "이번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은 단지 선거에서 이기려는 것만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의 민주주의가 투표에 부쳐지고 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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