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무성, 유엔총장 미사일 규탄에 "백악관 대변인 됐나"

"도대체 도발은 누가 했는데 도발 감투 씌우나"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北 미사일 발사 규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북한이 일련의 미사일 도발을 '정당한 대응'이라 강변하면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지난 이틀간의 다양한 미사일 발사를 강하게 규탄한다"며 "어떠한 추가 도발 행위도 즉각 멈출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선경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담당 부상은 담화를 통해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의 군사적 도발책동에 대처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정당한 자위적 대응조치를 함부로 걸고드는 성명이라는 것을 발표한 데 대하여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이를 전면 배격한다"고 밝혔다.

김 부상은 북측의 대응 군사훈련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한 응당한 반응이었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면서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유엔 사무총장이 백악관이나 국무성의 대변인이나 된 듯이 그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외우고 있으니 개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대체 도발은 누가 했는데 누구에게 도발 감투를 씌워보려 하는가"라며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들을 공공연하게 끌어다놓고 광란적으로 벌려놓는 전쟁연습은 '방어적'인 것으로 치부되고 그에 대처한 정당한 자위권 행사는 '도발'로 낙인된다면 세계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제일 사명으로 하는 유엔이 자기의 존재명분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유엔기구라는 세계적 집합체의 수장이라면 공평성과 객관성을 생명으로 하는 유엔의 사명과 보편적 가치에 충실해야 하며 모든 문제판단과 처리에서 대국이나 소수 집단의 이익과 견해에 편중하지 말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부상은 "조선반도(한반도) 정세가 이토록 험악해진 데는 유엔 사무총장의 불공정하고 편견적인 처사에도 일정한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진정으로 세계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면 남의 장단에 맹목적으로 춤을 출 것이 아니라 정확한 안목을 가지고 도발의 근원부터 드러내는데 몰념(몰두)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