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직된 조직문화 이태원 참사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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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경직된 조직문화가 이번 이태원 압사 참사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 내부에서는 이번 이태원 압사 참사가 112신고 부실 대응, 늑장 보고, 소통의 부재 등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지게 된 것이라는 비판이 적잖다.
해당 보고서는 관할 경찰서→서울경찰청 상황실→경찰청 지휘부 등으로 올라가 보고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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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평·수직 구조 심해
조직 사기에 초점 맞춰야
일선 경찰도 감찰 착수…"현장 인력 부족"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경찰의 경직된 조직문화가 이번 이태원 압사 참사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 내부에서는 이번 이태원 압사 참사가 112신고 부실 대응, 늑장 보고, 소통의 부재 등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지게 된 것이라는 비판이 적잖다.
사건 발생 4시간 전부터 압사 사고를 우려한 112 신고가 이어졌지만, 경찰은 총 11건 중 7건은 출동조차 하지 않았다. 경찰 총괄 지휘부인 서울경찰청장과 경찰청장이 사건 발생 1시간이 지나도록 사건을 인지하지 못했다. 관할서인 용산경찰서 정보과 직원들의 사전 정보 수집, 추가 인력 지원 요청 등은 지휘부에 전달되지 않았다.
복수의 경찰들은 모든 책임이 현장 경찰에게 돌아가다 보니 상황을 최대한 해결한 후 보고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모두 현장으로 돌리다 보니 상황을 최대한 수습한 후 보고하려는 경우가 있다"며 "첫 신고 당시 발생한 큰 피해를 최대한 마무리하거나 상황이 종료된 후 정리해 보고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일선서에서 근무하는 경찰은 "평소 수직적 구조가 심한 조직이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유연하게 의견을 개진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017년 치안정책연구소가 발간한 '한국 경찰의 조직문화에 관한 연구'를 보면, 경찰 조직의 특성상 위계 문화가 가장 강하고 수직적·수평적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집단 문화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조직 구성원의 결속과 사기 등에 초점을 맞춘 조직관리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대, 간부후보생, 순경 출신에 따라 차별이 심하고, 과도한 선후배 문화가 자리 잡혀 있어 조직 자체가 경직돼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또 긴급한 상황에서도 구두보고보다는 종이 서류를 작성해 보고하는 것이 습관화됐다고 말한다. 112 신고의 경우 사건이 발생하면 해당 지구대·파출소가 현장에 출동한 후 상황이 마무리되면 발생 보고서를 작성한다.
해당 보고서는 관할 경찰서→서울경찰청 상황실→경찰청 지휘부 등으로 올라가 보고되는 식이다. 일선서에서 근무하는 경찰은 "구두 보고를 하더라도 한 장짜리 발생 보고서를 무조건 만들어 함께 올려야 하는 구조"라고 밝혔다. 또 다른 경찰은 "경찰은 아직도 아날로그식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며 "윗선에서는 정리된 문서를 더욱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 내부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지휘부가 '현장 대응 미흡'만 강조한 데다 고군분투했던 경찰들까지 감찰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지난 1일 경찰청 내부망에는 이태원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직원 A씨는 당시 현장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며, 일선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을 비판한 지휘부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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