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나 했더니…팬데믹으로 돌아간 정유사 가동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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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공장 가동률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와 수익성 지표인 정제 마진 하락 등이 복합 악재로 작용한 영향이다.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 여파로 국내 정유사 수익성도 3분의1 토막이 났다.
다만 4분기부터 정제마진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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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 대비 5.9%포인트 하락
소비감소·정제마진↓ 동반 악재
[아시아경제 최서윤 기자] 정유사 공장 가동률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와 수익성 지표인 정제 마진 하락 등이 복합 악재로 작용한 영향이다. 4분기 실적 회복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나 경기 불확실성이 커 신중한 경영 기조로 돌아선 것으로 해석된다.
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지난 9월 평균 공장 가동률은 80.4%로 전월 대비 5.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78.7% 이후 9개월 만에 최저치다. 국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2월 80.51%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코로나19 창궐 전인 2019년 연 평균 가동률 82.8% 이후 올해 3년 만에 처음으로 80%대를 기록했지만, 1~9월 누적 80%로 떨어지면서 이마저도 불투명해졌다. 월 평균 가동률은 지난 6월 74.5%에서 7월 83.6%, 8월 85.4%로 오르다가 다시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유가가 오르고 비교적 경기가 견조하면 정유사들은 가동률을 늘리지만, 유가가 낮아지고 수요가 위축되면 보수적 기조를 보인다. 실제 석유제품 소비는 둔화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월간수급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석유제품 소비는 코로나19발 경제활동 위축이 한창이던 전년 같은 기간보다도 7.8% 감소했다. 휘발유(-3.5%), 경유(-9.5%), 벙커C유(선박용·-10%) 소비가 모두 줄었다.
전월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한 달 새 11.5% 감소한 것. 휘발유(-14.2%), 경유(-21.7%), 벙커C유(-9.3%)에 이어 항공유(-8.5%)까지 일제히 줄었다. 원유 도입물량도 줄었다. 9월 원유 도입물량은 8561만배럴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한 2월 7928만4000배럴에 근접할 정도로 줄었다. 7월 9000만배럴 선을 되찾은 뒤, 8월 9692만배럴을 유지하다가 9월에 다시 8500만배럴대로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전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유가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유는 배럴당 90달러에 마감. 영국 브렌트유는 94.51달러에 장을 마쳤다. 미국 원유 재고 감소 및 이란의 사우디 공격 임박 소식에 전일 대비 1%대 오르긴 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벌어진 2월24일 대비 각각 3%, 4.6% 하락했다.
문제는 앞으로의 경제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석유 수요가 줄어든 데다 당분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요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졌다. 정유업계는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윳값과 수송비 등을 뺀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을 통상 배럴당 3~4달러로 본다. 지난달 넷째 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2.6달러를 기록했다. 9월 셋째 주에는 0달러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 여파로 국내 정유사 수익성도 3분의1 토막이 났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에 비해 69.8% 줄었고, 에쓰오일의 동기간 영업이익도 70.3%도 급감했다.
다만 4분기부터 정제마진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문권 SK에너지 성과관리 PL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엔 주요 공정 정기보수 영향으로 3분기 대비 다소 낮아진 80%대 후반의 가동률로 예상된다"면서도 "내년엔 견조한 정제마진이 예상돼 80%대 후반에서 90%대 초반의 가동률로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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