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시장의 오해와 파월의 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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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떠올린 이미지와 실제의 모습은 달랐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기간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연준을 방문했다.
즉 2022년 내내 시장은 통화정책에 대해 헛된 기대를 품었고, FOMC 결과를 발표하며 파월은 그 기대가 오해였음을 확인케 해주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언론은 11월 FOMC 회의 전에 비둘기파적 연준 위원의 발언을 대서특필하며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며 기대를 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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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떠올린 이미지와 실제의 모습은 달랐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기간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연준을 방문했다. 언론에서 봐왔던 연준 건물은 현재 공사 중이고, 제롬 파월 의장뿐만 아니라 모든 인력이 신사옥에서 근무하고 있다. 물론 FOMC 회의도 신사옥에서 열렸다. 작은 길을 사이에 두고 구사옥과 신사옥이 마주 보고 있으며, 그 중간에 서 있을 때 느낀 필자의 마음은 ‘오해와 와해’다.
오해와 와해가 반복된 한 해다. 즉 2022년 내내 시장은 통화정책에 대해 헛된 기대를 품었고, FOMC 결과를 발표하며 파월은 그 기대가 오해였음을 확인케 해주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시장 기대는 ‘물가 잡혔고, 금리 인상 끝났다’였다. 금융기관들은 물가상승률이 발표되기 전 기대치를 발표하고 언론은 물가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해 왔다. 시장은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 믿었지만, 발표된 물가상승률은 시장 기대치보다 높았고 그 믿음이 오해였음을 확인케 해준다.
파월은 일관되게 2%라는 목표물가를 이루겠다고 강조했고 통화정책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했다. 2% 물가상승률에 이를 때까지 금리 인상 행보를 지속하고, 높은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방향성을 일관되게 제시해 왔다. 사실 이는 물가안정목표제하의 중앙은행이 취하고 있는 통화정책 운용 방향에 명시돼 있을 만큼 교과서적인 행보이지만 이런 발언과 행보를 보일 때마다 시장이 혼자 실망하는 것이다.
기준금리는 연준이 결정하는 것인데, 시장은 혼자서 오해하고 혼자서 확인하며 혼자서 실망하는 모습이다. 언론은 11월 FOMC 회의 전에 비둘기파적 연준 위원의 발언을 대서특필하며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며 기대를 조장했다. 채권 금리가 너무 높아 기업들의 자금 마련에 문제가 생기고, 신용경색이 생길 수 있음을 우려해 금리 인상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 근거였다.
올해 내내 FOMC는 고용 여건이 탄탄하기 때문에 높은 물가를 잡는 데만 집중하겠다는 모습이었다. 11월 FOMC도 마찬가지였고, 그런 의미에서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다만 FOMC 성명서에 이례적인 문구가 추가됐다. “지금까지 단행했던 긴축적 통화정책이 경제 활동, 물가, 거시금융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해 보겠다(the Committee will take into account the cumulative tightening of monetary policy, the lags with which monetary policy affects economic activity and inflation, and economic and financial developments)”는 문구다. 연준의 매파적 의지가 상당한 수준으로 누그러졌음을 인정할 수 있는 내용이다.
파월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내용을 기준으로 더욱 매파적이라고 판단하는 언론과 대중이 있지만 여전히 시장의 일그러진 오해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그동안 밝혀 왔던 성명서나 점도표와 파월이 그동안 말해 왔던 긴축 기조에 비해서는 상당히 비둘기파적으로 전환됐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 결국 12월 FOMC가 개최되기 전까지의 데이터(물가지표, 고용지표 등)를 바탕으로 향후 금리 인상 폭이 결정되겠지만 자이언트 스텝이 아닌 빅스텝으로의 전환, 즉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가능해진 것이다.
‘파월의 마음을 읽어라.’ 시장에 헛된 기대를 조성하는 금융기관의 기대치에 의존해 오해하지 말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근거로 삼는 데이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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