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떠올랐다”… ‘지옥철’ 1호선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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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8시45분쯤 서울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 정차한 열차는 5분이 지나도록 다음 역으로 출발하지 못했다.
무궁화호 사고 여파로 동인천발 급행열차가 구로역에서 운행을 멈추자 완행열차로 갈아타기 위해 하차한 시민들까지 뒤엉켰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역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 궤도이탈 사고로 이날 오후 5시까지 KTX·일반열차 149대가 전 구간 운행이 중지됐고, 79대는 운행구간이 단축되거나 출발역이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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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도 신고 접수 12건 이어져
서울시 뒷북 안내 문자 혼란 키워
7일 오전 8시45분쯤 서울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 정차한 열차는 5분이 지나도록 다음 역으로 출발하지 못했다. 전날 오후 발생한 무궁화호 탈선 사고 여파로 지연 운행된 탓이다. “응급환자가 발생해 모든 객실을 한 번씩 확인하고 있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이어 “숨쉬기 어렵거나 답답한 분들은 열차에서 내려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는 내용이 이어졌다.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면서 출근길 탑승객이 몰려 열차 내 혼잡도가 크게 높아진 상황이었다.
이날 갑작스러운 출근길 대란에 많은 시민이 9일 전 있었던 ‘이태원 참사’를 떠올렸다고 했다. 출근길 ‘지옥철’(인파가 몰리는 지하철)은 평소에도 자주 겪는 일이지만, 이태원 참사를 지켜본 시민들은 다시 한번 ‘압사’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 열차를 타고 있던 김선홍(25)씨는 “사람이 너무 꽉 차 있어 숨을 쉬기 어려운 순간도 있었다”며 “이태원 참사 이후 또 다른 사고가 벌어지는 것 아닌지 걱정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전동차가 방향을 틀거나 급제동할 때마다 밀집된 인파가 앞뒤로 우르르 쏠렸다. 김씨는 “(기관사가) 브레이크를 밟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때 지하철 중간에 서 있던 사람들이 다 뒤로 쏠렸다”며 “누군가 넘어지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승객은 “위험하니까 밀지 말라”며 외치기도 했다. 타려는 승객과 타지 못하도록 막으려는 승객들 간 힘겨루기로 곳곳에서 비명 소리도 나왔다.
위험천만한 장면도 목격됐다. 신도림역에서 무리하게 지하철을 타려던 한 승객의 어깨와 가방이 지하철 출입문에 끼이면서 몇 차례 문이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했다. 이 장면을 본 신모(48)씨는 “억지로 타려고 밀고 들어오는 사람들 때문에 자칫 사고가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승강장도 포화 상태였다. 무궁화호 사고 여파로 동인천발 급행열차가 구로역에서 운행을 멈추자 완행열차로 갈아타기 위해 하차한 시민들까지 뒤엉켰다. 승강장의 인파는 줄지 않는데 계단으로는 계속 사람들이 유입되는 상황이었다. 질서통제 인력이 역내에 급히 투입되기도 했다.
경찰에도 신고 접수가 이어졌다. 서울 구로경찰서에는 오전 8시13분쯤부터 오전 9시까지 총 12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대부분 “열차가 꽉 차 숨을 못 쉬겠다” “사고가 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서울시는 ‘뒷북’ 안전 안내문자 메시지로 혼란을 키웠다. 시는 이미 혼잡 상태가 임계점에 육박한 오전 8시27분 “무궁화호 탈선으로 인해 1호선 열차가 지연운행되고 있으므로 혼잡하다”는 문자를 보냈다. 서울교통공사도 오전 9시10분에서야 소셜미디어를 통해 1호선 상·하행선 지연운행 사실을 알렸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역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 궤도이탈 사고로 이날 오후 5시까지 KTX·일반열차 149대가 전 구간 운행이 중지됐고, 79대는 운행구간이 단축되거나 출발역이 변경됐다.
성윤수 신지호 강준구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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