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봉쇄 지역서 50대 숨진 채 발견… 들끓는 ‘제로코로나’ 비난

권지혜 2022. 11. 8.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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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고강도 방역 정책과 늑장 대응 탓에 주민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훙얼다이(중국 혁명 원로의 자제) 출신인 타오쓰량 중국시장협회 부회장도 베이징의 과도한 방역 정책 탓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최근 SNS에 올렸다.

중앙정부의 정밀 방역 강조에도 일부 지역에선 여전히 무작정 틀어막고 통제하는 식의 조치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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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도움 요청했지만 무시돼
혁명원로 자제도 “방역 과도해”
신규감염 5400명… 5월 이후 최고치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 베이징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지난 3일 시민들이 핵산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의 고강도 방역 정책과 늑장 대응 탓에 주민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중앙정부는 제로 코로나 방침을 유지하되 과학적 정밀 방역을 하겠다고 하지만 실상은 지방정부가 알아서 하도록 손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네이멍구 후허하오터시의 한 주거 단지에서 지난 4일 50대 여성이 살던 집에서 추락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 단지는 지난달 26일 코로나19 감염자가 2명 발생해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됐고, 그에 따라 봉쇄된 곳이다. 공동 출입구 주변에 밖에서 잠글 수 있는 격리 울타리가 설치돼 주민들의 출입을 막았다고 한다. 중국 온라인상에서 추락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후허하오터시 전염병 예방통제본부는 특별조사팀을 꾸려 다음 날 사고 경위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숨진 여성의 딸이 사고 당일 오전부터 “불안 장애가 있는 어머니 상태가 심각하다”며 관리 사무소와 구조대 등에 수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무시됐다. 조사팀은 “구조 요청을 받은 지역사회 담당자들이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비극을 막지 못했다”며 “이번 사건의 교훈을 깊이 새겨 방역 업무의 문제점을 전면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사과했다. 이 사건은 지난 1일 간쑤성 란저우시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3세 아동이 구급차가 제때 오지 않아 사망한 일과 맞물려 공분을 사고 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훙얼다이(중국 혁명 원로의 자제) 출신인 타오쓰량 중국시장협회 부회장도 베이징의 과도한 방역 정책 탓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최근 SNS에 올렸다.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과 국무원 부총리를 지낸 타오주의 딸인 그는 고속철을 타고 저장성 후저우에 갔다가 스마트폰 건강코드에 ‘전염병 위험 지역과 관련이 있을 수 있어 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팝업 창이 떠 베이징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타오쓰량은 후저우에 있는 동안 매일 PCR 검사를 받았음에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방역 당국에 수십 번 민원을 넣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팝업 창은 마술과 같아서 언제 어디서든 이유도 없이 수많은 사람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며 “이것이 당국의 정밀 방역에 부합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중앙정부의 정밀 방역 강조에도 일부 지역에선 여전히 무작정 틀어막고 통제하는 식의 조치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선 지난달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한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끝나고 방역 완화 기대감이 흘러나왔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6일 신규 감염자는 5496명으로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상하이 봉쇄 해제 이후 하루 감염자가 두 자릿수까지 떨어지며 진정세를 보이다가 지난 2일 3000명, 5일 4000명을 넘어서며 가파르게 늘고 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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