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경련·악몽… 트라우마에 갇힌 생환 광부들

김재산 2022. 11. 8.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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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 아연광산 매몰사고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광부들이 정신적인 사고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어 퇴원이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가족들은 구조된 광부들이 정신적 트라우마가 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료 광부 박모(56)씨 가족도 "정신적인 트라우마가 심해 치료기간이 길어질 것 같다. 밤에 자다가 끙끙 앓거나 소리를 지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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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후유증에 퇴원 늦어질 듯
전담수사팀·과학수사대 합동감식
8월에도 갱도 붕괴로 2명 사상
안동병원 관계자는 7일 “광부들이 잠을 자다가 자주 깨고 가벼운 경련 증상이 있어 정신건강의학과 협진을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같은 병실에서 치료 중인 광부들. 연합뉴스


경북 봉화 아연광산 매몰사고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광부들이 정신적인 사고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어 퇴원이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가족들은 구조된 광부들이 정신적 트라우마가 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동병원 관계자는 7일 “광부들이 잠을 자다가 자주 깨고 가벼운 경련 증상이 있어 정신건강의학과 협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눈이 부어오르는 증상이 있어 안과 협진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광부 가족들과 병원 측에 따르면 두 사람은 매일 밤 깊은 잠에 들지 못한 채 소리를 지르거나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생환한 광부인 작업반장 박정하(62)씨의 아들 근형(42)씨는 “아버지가 주무시다가 악몽도 꾸고 소리 지르기도 하신다”며 “오늘은 본인 스스로 불안한 거 같다는 말씀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치의에게 정신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치료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박씨는 “아내가 저를 돌봐주는데 제가 악몽을 꾸는 것 같다. 저 혼자뿐만 아니라 옆에 있는 친구(동료)도 그렇다. 나만 겪는 것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동료 광부 박모(56)씨 가족도 “정신적인 트라우마가 심해 치료기간이 길어질 것 같다. 밤에 자다가 끙끙 앓거나 소리를 지른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병원 2인실에서 사흘째 함께 치료받고 있다. 병원 측은 두 사람에게 트라우마 치료제를 처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정신과 치료가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들은 구체적인 퇴원 시기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병원 측은 “현재 두 사람 모두 스스로 천천히 걸을 수 있고, 혼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다”며 “6일 점심식사부터 일반식(밥)을 먹는 등 신체적인 건강 상태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경북경찰청 광산사고 전담수사팀과 산업통상자원부 동부광산안전사무소 관계자들이 7일 현장 감식을 위해 경북 봉화 광산 사고현장에서 갱도로 내려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경북경찰청 광산 사고 전담수사팀과 과학수사대, 산업통상자원부 동부광산안전사무소는 이날 오후 사고 현장을 찾아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합동감식은 광산 제1수직갱도와 제2수직갱도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수사팀은 우선 광산 구조도를 확보하고 갱도 내로 쏟아진 토사의 시료를 채취해 성분 분석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은 업체 측이 불법으로 매립한 광물 찌꺼기가 갱도로 유입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시료 분석이 사고 원인 규명에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사고 광산에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검증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 업체가 지난 8월에도 이번 사고와 동일한 제1수직갱도에서 붕괴 사고로 사상자 2명을 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내사 중이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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