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4일, 전투기 500대 출동”…군이 발표한 “항적 180개 포착”과 큰 차이
북한이 7일 한·미 공중연합훈련인 ‘비질런트 스톰’ 기간 중인 지난 2~5일 진행한 도발의 세부 내용을 이례적으로 상세히 발표했지만, 군 당국의 발표와 상당히 다른 수치가 일부 포함돼 기만전술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 총참모부는 한·미 공중연합훈련에 대항하기 위해 구형기까지 동원했던 것으로 파악된 4일의 ‘맞대응 비행 시위’와 관련해 “3시간47분에 걸쳐 500대의 전투기를 동원한 공군의 대규모적인 총전투 출동작전이 진행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그날 북한 군용기의 비행 항적 약 180여 개를 포착했다고 밝힌 군 당국의 발표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외교가에선 북한군 총참모부가 자신들의 대응 내용을 의도적으로 크게 부풀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허위 정보를 흘려 한·미 정보당국의 미사일 탐지·추적 능력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동시에 진위 공방으로 남남갈등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북한은 최근 도발 국면에서 의도적으로 자신들의 행위를 부풀려 밝혔던 전례가 있다. 지난달 10일에 공개한 전술핵 운용 부대의 훈련 사진 중 일부도 지난 1월에 촬영한 사진을 재활용한 정황이 군 당국에 의해 확인됐다. 또 지난달 8일 군용기 150여 대를 동원해 ‘대규모 항공 공격 종합훈련’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정보 당국은 당시 일부 전투기가 추락하거나 아예 뜨지도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도 일각에선 한·미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만에 하나 군 탐지 체계의 허점이 노출된 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안보 우려가 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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